[대구=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엄청난 활약을 해주고 있죠."
손 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의 외야수 박준태 칭찬은 끊이지 않는다. 박준태도 전폭적인 기회에 응답하고 있다.
손 감독은 늘 미디어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대답하며 궁금증을 풀어준다. 선수 관련 질문에는 단점보다는 장점을 먼저 보려고 한다. 때로는 먼저 선수의 칭찬을 꺼낸다. 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선 "(박)준태가 계속 풀로 뛰고 있는데, 엄청난 역할을 해주고 있다. 7월 출루율이 5할 가까이 됐다. 준태가 훈련하는 걸 보면 엄청 열심히 한다. 잘했으면 좋겠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유 있는 칭찬이다. 지난 1월 말, 캠프 출국을 하루 앞두고 트레이드로 이적한 박준태는 빠르게 팀에 녹아 들었다. 수비를 강조하는 손 감독은 수비 범위가 넓고, 어깨가 좋은 박준태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타격이 꾸준했던 건 아니다. 시즌 초반 활약하다가 5월 타율 2할5리, 6월 타율 1할6푼1리로 부진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꾸준한 출루가 장점이었다. 그러더니 7월에는 타율 3할4리, 출루율 4할9푼4리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7월 한 달 출루율은 두산 베어스 허경민(0.538)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최근 경기에선 중요한 순간마다 맹타를 휘둘렀다.
손 감독은 "매 타석 공을 많이 보니까 좋다. 아웃이 돼도 기본 공 5개 정도는 본다. 준태가 타석에 서면 출루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공격적인 타자가 있는 반면, 이런 타자가 볼도 봐줘야 흐름이 연결된다. 엄청난 활약을 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꾸준한 기회에 박준태도 성장으로 보답하고 있다. 그는 "프로 7년차인데 매일 경기를 나가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타석에서도 많이 나가다 보니 타격감을 체크할 수 있고, 부족한 점도 보완할 수 있으니 좋은 것 같다"면서 "사실 선수층이 탄탄해서 경기를 나갈 수 있을까 걱정도 했었다"고 했다. 사령탑의 믿음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자양분이 된다. 박준태는 "타율이 낮을 때 경기를 못 나가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 타율이 낮아도 감독님이 경기를 계속 내보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엄청 큰 도움이 된다"며 미소지었다.
큰 욕심을 냈던 건 아니다. 항상 '기본'만을 머릿속에 넣어뒀다. 박준태는 "어렸을 때부터 홈런을 치거나 그런 스타일이 아니었다. 항상 기본에 충실하려고 한다. 예전에는 수비에서도 다 잡고 싶었는데, 지금은 공격과 수비에서 내가 해야 할 것만 명확하게 생각한다. 키움에 와서도 감독님과 코치님이 자주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런 조언들이 많은 도움이 된다. 경기 전 애국가가 나올 때도 '기본적인 걸 잘하자' 이런 다짐을 하고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제 트레이드는 과거가 됐다. 빠르게 키움에 녹아들었다. 박준태는 "처음 트레이드가 됐을 때는 여기 와서 잘해서 '잘 데리고 왔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안 한다. 매일 매일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대구=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