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나무도 자라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최근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나균안(개명 전 나종덕)의 1군 콜업 여부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퓨처스(2군)팀에서 투수-포수를 겸업했던 나균안은 최근 구단 육성파트 쪽에 투수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앞선 두 시즌 동안 롯데의 차세대 포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저조한 타율과 수비 실수를 개선하지 못했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 도중 부상을 계기로 시작한 투구는 이런 나균안에게 새로운 자신감을 부여했고, 결국 변신으로 귀결됐다.
나균안은 지난달 25일에는 한 달 만의 2군 등판에서 2이닝 3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2군에서 기록한 '투수' 성적은 7경기 27⅔이닝 1승3패, 평균자책점 3.58다.
여전히 가다듬어야 할 부분 투성이지만, 140㎞ 중반의 묵직한 공을 던지는 그가 롯데 마운드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제 막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나균안에게 큰 기대보다는 차분히 성정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허 감독 역시 신중했다. 그는 나균안의 1군 콜업 전망을 두고 "정말 어려운 질문"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당장 '언제 콜업을 하겠다'고 장담하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 투수-야수의 근육이 다르고, 이제 막 투수로 본격적인 발을 내디뎠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1군 엔트리, 선발 라인업을 짜느데 집중하고 있다. (나균안의 콜업 여부를)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나균안이 2군에서) 잘 하고 있다는 보고만 받고 있다"며 "나무도 자라는데 시간이 필요하듯, 나균안도 마찬가지 아닐까"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