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화 이글스가 '젊은 독수리'들의 활약을 앞세워 길었던 8연패를 탈출했다. 4타수 3안타 2타점의 강경학이 6점차를 뒤집는 공격을 이끌었다면, 마운드에는 김진욱과 강재민이 돋보였다.
올시즌 KBO리그는 SK 와이번스와 한화의 동반 부진 속 승수 인플레이션이 벌어지고 있다. 1위 NC 다이노스가 44승22패(2무) 승률 6할6푼7리로 강력한 1위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지만, 공동 7위 삼성 라이온즈(34승35패)와 롯데 자이언츠(33승34패)도 5할 안팎의 승률을 기록중이다.
한화는 71경기를 소화, 시즌의 반환점을 돌기 직전이다. 하지만 한화의 승수는 18승(52패 1무)에 불과하다. 시즌초 18연패에 이어 또다시 8연패를 겪었다. 롯데와 16경기반, 9위 SK 와이번스와 6경기 차이다. KBO 역대 최초 정규시즌 100패는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승패에 연연하기보단 내년을 준비해야하는 입장이다.
그런 점에서 2000년생 김진욱과 1997년생 강재민의 활약이 반갑다. 김진욱은 30일 삼성 라이온즈 전에서 2018년 데뷔 이후 햇수로 3년, 1군 출전 9경기 만에 첫 승을 올렸다. 초반 난조를 보인 선발 김범수 대신 3회 마운드에 오른 김진욱은 1~2회 7득점을 폭발시킨 삼성 타선을 2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강민호와 박해민, 구자욱에게 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이원석 상대로 삼진을 따내는 등 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버텨내며 12대7 대역전극의 기반을 만들었다.
김진욱은 지난 11일 채드벨 대신 대체 선발로 1군에 첫 선을 보였다. 최고 149㎞에 달하는 직구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차례 선발을 소화한 뒤 불펜으로 전환했다. 이닝이 거듭될수록 구속이 빠르게 저하되는 단점이 지적됐다. 대신 몸이 풀리는 속도가 빠르고, 오른손 타자 상대로 뚜렷한 강점이 있다.
강재민도 김진욱과 안영명의 뒤를 이어 등판, 1⅓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3번째 홀드를 올렸다. 강재민은 지난 26일 SK 와이번스 전에서 첫 실점을 허용하기 전까지 12경기 연속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며 무너진 한화 불펜의 믿을맨으로 급부상한 신인 투수다. 올시즌 15경기 15이닝에서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 데뷔 첫해부터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다. 사이드암 투수임에도 평균 140㎞를 넘나드는 빠른 직구와 더불어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커브를 지녔다.
최원호 감독 대행은 김진욱과 강재민을 향후 한화 불펜진을 책임질 유망주로 꼽았다. 최원호 감독 대행은 "김진욱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자기 베스트 구속을 찍을 수 있는 투수다. 박상원과 김종수에 비해 오른손 타자 상대 성적도 좋다"고 호평한 바 있다. 강재민에 대해서는 "도망가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다. RPM(볼 회전수)이 2000에 달할 만큼 회전력이 좋다. 요즘 어려울 때 잘 막아줘서 고맙고 미안한 선수"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화는 젊은 선수들을 육성해 차근차근 전력을 쌓아올려야하는 팀이다. 선발진의 희망이 '95년생 듀오' 김범수와 김민우라면, 불펜에서는 김진욱과 강재민이 그 역할을 해줘야한다. 미래에 대한 준비, 최원호 감독 대행에겐 탈꼴찌 이상으로 중요한 임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