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둘이 번갈아가면서 나가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키움 히어로즈가 에디슨 러셀을 영입하면서, 내야진에 교통 정리가 필요했다. 러셀의 주 포지션은 1순위 유격수 그리고 2순위 2루수다. 메이저리그 커리어상 유격수로 460경기를 뛰었고, 2루수로는 149경기를 나섰다. 러셀을 가장 편안한 포지션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기용하기 위해서는 유격수가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키움은 기존 주전 유격수 김하성과 유격수, 2루수 수비가 가능한 김혜성 그리고 2루수 서건창이 있다. 모두 타선에서 빠질 수 없는 선수들이다. 결국 기존 내야진들을 포함한 러셀의 활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손 혁 감독은 러셀의 KBO리그 데뷔전인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유격수로 내세웠다. 아직 새로운 리그에 대해 적응을 해야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가장 편한 포지션에 세웠다. 러셀이 유격수로 가면서 김하성은 3루수, 김혜성이 2루수 그리고 서건창은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일찌감치 러셀의 합류에 대비해 김하성의 3루 겸업을 준비해왔고, 김혜성은 기존 포지션 뿐만 아니라 본인에게는 낯선 좌익수 수비까지 연습을 했었다. 합류하기 전부터 멀티 포지션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 온 키움이다.
그리고 이튿날인 29일 경기에서는 러셀을 유격수 자리에 그대로 두고, 서건창이 2루수로 투입됐다. 김하성은 3루를 지키는 상황에서 김혜성은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은 허정협-박준태-이정후로 외야를 꾸렸던 키움은 김혜성-박준태-이정후로 좌익수 배치를 바꿨다. 또 박주홍을 지명타자로 활용했다.
공존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매일 다른 라인업이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러셀을 유격수로만 기용하는 것은 아니다. 2루와 지명타자까지 활용폭을 넓힐 계획이다. 손 혁 감독은 "러셀이 9개월만에 제대로 된 1군 경기를 하는거라 아직 몸상태를 계속 체크하고 있다. 일주일에 1~2번은 지명타자 혹은 2루에 두면서 움직이는 폭을 세이브해주려고 한다"고 했다.
더불어 김하성의 유격수 출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뒀다. 손 혁 감독은 "김하성은 그동안 유격수로 최고의 활약을 해온 선수들이 아닌가. 둘이 번갈아가면서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