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올드 팬의 향수를 자극한 '88고속도로 씨리즈' 첫 경기는 명품 투수전과 역전승이란 스토리로 장식됐다.
KIA 타이거즈는 2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0시즌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선발 애런 브룩스의 호투와 8회 최형우의 결승 적시타에 힘입어 8대2로 역전승을 거뒀다.
3연승을 달린 KIA는 36승29패(승률 0.554)를 기록, 이날 롯데에 3대5로 패한 키움 히어로즈(0.551)에 승률차로 앞선 3위로 올라섰다. 삼성은 3연패에 빠졌다.
이날 승부는 6회까지 두 외국인 투수들이 명품 투수전을 연출했다. KIA에선 브룩스, 삼성에선 벤 라이블리가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브룩스는 비 때문에 지난 이틀간 선발등판이 연기됐다. 그래도 윌리엄스 감독은 '브룩스 카드'를 버리지 않았다. 반면 허 감독은 전날 경기가 우천취소 되자 선발등판이 예고됐던 최채흥 대신 라이블리로 선바투수를 교체했다. 허 감독은 "외인들의 로테이션은 되도록이면 맞춰주려고 한다. 우천취소가 된 덕에 토종 투수들에겐 1~2일 정도 휴식을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명품 투수전에서 엷은 미소를 띄운 건 라이블리였다. 6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반면 브룩스도 5⅔이닝 동안 5안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막아냈지만 아쉽게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팽팽한 투수전 속에서도 삼성은 브룩스를 괴롭혀 2점을 얻어내며 앞서갔다. 4회 1사 1루 상황에서 이원석의 좌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올렸고, 6회 2사 만루 상황에서 박해민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다.
5회까지 라이블리를 공략하지 못하던 KIA는 6회부터 추격을 시작했다. 2사 2루 상황에서 최형우의 우전 적시 2루타가 터졌다. KIA의 상승세는 7회에도 이어졌다. 바뀐 투수 최지광을 상대로 동점에 성공했다. 1사 2, 3루 상황에서 박찬호가 우익수 희생 플라이를 날려 3루 주자 김민식이 홈을 밟았다.
8회에는 기어코 승부를 뒤집었다. 선두 이창진과 후속 프레스턴 터커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상황에서 최형우의 우전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계속된 무사 1, 3루 상황에선 나지완의 좌전 적시타로 4-2로 앞서갔다. 이후 1사 만루 상황에선 나주환의 3루 강습타구가 페어 선언이 돼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점수차를 6-2로 더 벌렸다. 2사 1, 2루 상황에선 최정용이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IA는 8-2로 앞선 9회 초 루키 정해영을 마운드에 올려 승리를 매조지했다. 1980년대 디자인대로 제작한 올드 유니폼을 입고 치른 삼성-KIA의 라이벌전 1막은 그렇게 스토리가 쌓였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