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보고도 믿기지 않는 패배였다.
LG 트윈스는 2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가진 KT 위즈전에서 9대10으로 졌다. 선발 투수 타일러 윌슨의 6이닝 1실점 호투 속에 타선이 일찌감치 득점을 쌓아가며 7회초까지 8-1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7회말 5명의 불펜 투수를 올리고도 역전을 허용했다. 9회초 2사 풀카운트에서 김용의가 1458일 만에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어진 수비에서 여건욱이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결국 고개를 떨궜다. 지난 주말 3연전 싹쓸이 신바람도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LG에겐 이래저래 뼈아픈 패배였다. 타선은 힘을 과시했지만, 불펜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필승 요원인 진해수 정우영이 잇달아 무너졌고, 추격조로 분류되는 불펜 투수들을 소모했다. 마무리 자리에 복귀한 고우석을 아끼긴 했지만, 득보다 실이 컸다.
22일 KT전에 선발 등판하는 이민호의 어깨는 그만큼 더 무거워졌다. 앞선 8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했던 그는 올 시즌 KT전에 한 차례(6월 30일·5이닝 5안타 5볼넷 4탈삼진 1실점) 등판했다. 단 한 점을 내주는 데 그쳤지만, 볼넷을 5개나 허용한 내용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7월 11일 NC전에서 6⅔이닝 4안타 2자책점을 기록하면서 좋은 내용을 선보였다. 정찬헌과 번갈아 선발 등판하면서 10일 간격을 지키고 있는 그가 다시 불붙은 KT 타선을 얼마나 막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KT는 윌리엄 쿠에바스를 앞세워 다시 위닝 시리즈에 도전한다. 시즌 초반 5경기서 단 1승(2패)에 그쳤던 쿠에바스는 지난달 21일 롯데전부터 4연승을 내달리고 있다. 최근 4경기 연속 6이닝을 돌파했고,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네 번이나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올 시즌 LG전에 한 차례 나서 노디시전에 그쳤지만, 7이닝(7안타 3볼넷 5탈삼진 4실점)을 버틴 바 있다. 8득점 빅이닝을 만들고 끝내기 승리까지 거머쥐면서 불붙은 타선의 지원이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