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공유시대, 좋은 건 나눠야 제맛.'
K리그 시민구단 성남FC가 최근 프로농구판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것도 한국농구연맹(KBL)이 공식 개최한 콘퍼런스 행사장에서다.
인기 트로트 가사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연상케 한 장면이 연출된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상생을 위한 일종의 '벤치마킹', '정보공유'였다.
KBL은 최근 각 프로 구단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0 KBL 콘퍼런스'를 사흘간 열었다. 연맹과 구단이 프로농구 홍보·마케팅 강화를 위해 각종 주제를 놓고 토론하고, 2020∼2021시즌 준비를 위해 다양한 의견을 모으는 자리였다.
이 가운데 타 구단의 마케팅 우수 사례를 소개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순서에서 성남 구단이 등장했다. 성남은 작년 말 '제5회 스포츠마케팅어워드 2019' 프로스포츠 구단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스포츠마케팅진흥원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등이 후원하는 스포츠마케팅어워드는 국내 유일한 스포츠마케팅 전문 시상식이다.
성남은 KBL 콘퍼런스에서 대상을 받게 된 과정과 노하우를 소개하면서 KBL 구단들과 아낌없이 정보를 교류했다. 여러가지 환경면에서 기업 구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시민구단이 받은 대상이라 의미가 더 컸다.
성남이 마케팅 대상을 받게 된 주요 공적은 ▶'하나된 성남'을 주제로 한 경기장 이원화 운영 ▶어린이와 '키덜트'를 위한 인기 캐릭터 미니언즈와의 콜라보데이 K리그 최초로 개최 ▶여성 축구팬을 겨냥한 핑크 유니폼 완판 ▶팬 공모를 통한 엄브로 유커스텀 유니폼 론칭 등이었다.
2019시즌 성남의 대표적인 브랜드데이 이벤트였던 미니언즈 콜라보데이와 엄브로 유커스텀 브랜드데이를 통해서 성남은 괄목할 만한 관중 증가와 MD 상품 판매를 통한 매출 증대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여성팬을 타깃으로 한 획기적인 코랄핑크 유니폼 도입으로 전년 대비 매출 200% 이상 증대 효과를 봤고 팬이 디자인한 유니폼을 선수들이 입고 출전토록 한 이벤트에서는 '조기 완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특히 '팬 디자인 유니폼' 마케팅은 이벤트 과정에서 소비자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 신선한 시도라는데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원도심(수정, 중원)과 신도심(분당, 판교, 위례)의 균형을 위해 탄천종합운동장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홈경기를 분산 개최한 경기장 이원화 역시 큰 호응을 받았다.
농구는 실내 운동이라 축구단의 마케팅 환경과 다를 수밖에 없지만 시민구단의 핸디캡을 딛고 성과를 이뤄낸 모범사례 만큼은 KBL 구단에도 커다란 자극제가 됐다.
KBL이 성남 구단을 초청하기까지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다. 당초 KBL은 성남 외에 K리그 A구단과 프로배구 B구단에도 우수 사례 소개를 요청했다. 하지만 A구단은 경험이 짧아 데이터가 축적된 게 없다는 이유로 고사했고, B구단은 '영업비밀(?)'이라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반면 성남은 "우리도 도움받을 날이 있지 않겠나. 좋은 건 서로 나누고 살자"며 흔쾌히 수락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