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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B1 전쟁' 패자는 롯데, 승자는 갤러리아-현대…백화점 지하 식품관 전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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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 전쟁'이다.

최근 백화점들의 지하 식품관 경쟁이 치열하다. 지하 식품관들이 쇼핑 중 끼니를 떼우거나 '단순한 식품 마켓' 역할을 하던 데에서 벗어나, VIP 고객 유치의 1등 공신으로 떠오른 것. 이 때문에 백화점들은 '맛집 유치'와 '프리미엄 식재료 구비'는 물론, 식품관 단골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과거 백화점의 가장 큰 강점이었던 패션이 온라인으로 판매 채널이 분산되면서, 충성 고객을 끌어들이는 '집객효과'가 큰 식품관의 중요도가 올라갔다고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식품관 마케팅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오프라인 매장에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 코로나19 불황에도 꾸준한 식품관 단골 관리로 선전하는 백화점들이 있는가 하면, 롯데백화점 등 식품 매출 부진이 여전한 곳도 있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백화점 큰손' 식품관 VIP 대상 마케팅 '주효'

식품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백화점들은 높은 구매력으로 프리미엄 식품과 맛집을 찾는 단골 대상 마케팅이 한창이다.

특히 확실한 '콘셉트'로 코로나19 불황을 돌파 중인 강남 지역 백화점 식품관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갤러리아 명품관의 식품관은 푸드코트 등 다이닝 공간이 강세다. 갤러리아는 지난 2012년 각지의 유명 맛집 음식을 한곳에 모은 셀렉트 다이닝 브랜드 '고메이494'로 지하 식품관의 변신을 이끌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고메이494 오픈 당시 '삼고초려'해 입점시켰던 '감촌순두부', '코다리냉면', '부자피자' 등은 여전히 '압구정 맛집' 베스트 순위에 오르며 '단골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됐던 크로플 맛집 '새들러하우스' 팝업스토어에도 평일 오전부터 대기 고객 수십 명이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특히 고메이494에서는 고객이 음식 주문 후 받는 번호표(스마트 파인더)에 위치 추적칩이 내장돼, 고객이 매장 어디에 자리를 잡더라도 직원이 모니터를 통해 고객의 위치를 파악하고 주문한 음식을 직접 서빙해준다. 또한 다양한 조도를 적용한 '셀피 명소'로 SNS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이러한 식품관 성공에 힘입어 최근 프리미엄 식품관과 라이프스타일숍 등을 서울 한남동에 옮긴 '고메이494 한남'을 오픈해 VIP 고객 신규 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의 경우 '프리미엄 식재료'를 주무기로 단골 고객층을 탄탄하게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대백화점 신선식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8.3% 늘어났다. 대표적인 프리미엄 식재료로 불리는 참치(31.7%), 전복(20.3%), 한우(11.3%) 등이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특히 프리미엄 식품에 집중한 압구정 본점은 다른 매장에 비해서도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부진에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했던 지난 3월 전점 기준 식품 매출은 32.1% 빠졌지만 압구정 본점의 경우 10.5% 줄어드는데 그쳤고, 6월엔 4.7% 증가하는 등 선전했다.

'프리미엄 식품'의 대표적인 예로 지난 6월 압구정 본점 식품관에서 선보인 '자연 방목 한우'는 매월 한정적으로 물량(월 2두)이 입고돼 소진 시 다음 달 물량을 예약 받는 식으로 판매하고있는데, 월초에 물량이 조기 소진 돼 다음 달 물량을 미리 예약하는 고객이 있을 정도다. 지난해 식품관에 업계 최대 규모로 들어선 와인복합전문매장 '와인웍스'도 '몽슈슈', '비스테까' '이십사절기' 등 기존 유명 맛집들과 함께 '매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압구정 본점의 경우 평(3.3㎡)당 매출이 900만원에 달해 국내 최고"라면서, "VIP 단골고객 확보를 위해 연관구매율이 높은 식품관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식품관이 주목받게 되면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식재료 할인 혜택과 레시피 등을 제공하는 '식품관 VIP' 제도를 도입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식품관 VIP 고객의 경우 일반 고객보다 1.6배 더 많이 매장을 방문했고, 비식품 장르에서도 2.4배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집밥 식재료 수요가 늘어나면서 정육·양곡 등의 매출이 늘었고, 차와 건강기능식품 등의 가공식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 갤러리아·현대백화점 싱글벙글, 반면 롯데백화점은….

반면 롯데백화점은 타 경쟁업체들에 비해 식품군 매출 회복세가 더딘 편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동행세일 등을 통해 명품, 리빙, 패션 등은 확연한 매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식품은 전반적 수요 자체가 줄어 회복세가 다른 상품군에 비해 늦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3월 전년 대비 38%까지 떨어졌던 식품 매출은 6월에도 -21%에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이 전년 대비 -42%에서 -14.2%로, 현대백화점이 -32.1%에서 +1.2%로 급격한 회복세를 보인 것과 대조되는 것이다.

이는 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이 식품관 마케팅에는 소홀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와도 연결된다. 내점자들이 늘어나고 다른 상품군 매출도 증가했지만, 그 회복세가 식품 매출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롯데백화점 강남점 식품관도 그 예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영국의 초고가 리빙편집숍인 콘란샵이 3305㎡(1000평) 규모로 입점한 롯데백화점 강남점의 경우, 분식 위주의 식품관 구성이 연관구매율 등을 고려할 때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강남점에 이달 중 전통 한식 다이닝 레스토랑 '남파고택' 1호점 등을 선보일 예정이지만, 콘란샵 오픈 특수를 고려하면 '시기가 늦었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 평가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위생 등의 문제로 익숙하고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곳을 먼저 찾게 되는 요즘 소비자 심리를 고려해봤을때, 한발 앞서 트렌디한 운영을 해왔던 현대백화점이나 갤러리아에 비해 '뒷북'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강남권 고객들을 다른 곳이 선점한 가운데, 롯데백화점의 보다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브랜드 유치나 운영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한편 롯데백화점의 경우 일부 매장에서 롯데슈퍼가 식품관을 운영 중이다. '가격 경쟁력'과 '효율성'을 위한 '시너지 효과'가 그 배경으로 전해졌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상품 구성상 소량의 고품질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백화점 식품관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내점객이 적은 일부 중소형 점포는 롯데슈퍼가 '프리미엄 푸드마켓' 형태로 운영 중이지만, 전점으로 위탁 운영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식품을 선호하는 백화점 고객의 경우, 가격보다 품질을 따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VIP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는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상품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