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유행이 좀처럼 진정되고 있지 않다. 감염병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지만, 대부분 중년 이상의 노년층으로 이뤄진 틀니 사용자에게는 특히 치명적일 수 있다.
젊은 사람에 비해 면역력이 떨어져 있고,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도 많아 감염병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말(침방울)을 통해 감염되는 코로나19의 특성상 구강 건강관리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보철과 안수진 교수의 도움으로 틀니 사용자의 구강 건강관리 요령에 대해 정리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플라스틱 재질 틀니, 치약으로 세척시 세균 온상
틀니 관리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손위생이다. 틀니를 입안에서 제거할 때나 장착할 때 손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틀니를 세척하기 전 우선 비누와 흐르는 물로 30초 이상 손을 깨끗이 씻은 후에 틀니를 만져야 한다. 비누와 물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 있다면 바르는 손세정제를 이용한다.
이후 입안에서 틀니를 제거하고, 젖은 수건이나 물이 담긴 대야 위에서 부드러운 칫솔을 이용해 틀니 전용치약이나 식기를 세척하는 주방용 세제를 묻혀 닦는다.
안수진 교수는 "국내 한 조사에 따르면 틀니 사용자 10명 중 7명은 일반 치약, 소금 등 잘못된 방법으로 틀니를 세척하고 있다"면서 "특히 일반 치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 치약은 오히려 틀니를 세균의 온상으로 만드는 주범"이라고 설명했다.
틀니는 치아보다 약한 플라스틱 재질이라서 치약으로 닦으면, 틀니 표면에 상처가 나고 그 틈새로 구취 및 의치성 구내염 등 질환 유발 세균이 번식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용세제를 사용해야 한다.
▶부분 틀니라면 입안 치아는 일반 치약으로 깨끗이 닦기
만약 일반 틀니가 아닌 치아가 일부 남아있는 부분 틀니이거나 임플란트를 식립하고 만든 임플란트 틀니라면 관리법에 차이가 있다.
틀니는 앞서 설명한 대로 세척하고, 입안의 치아나 임플란트는 일반 치약으로 반드시 따로 칫솔질을 해야 한다.
안 교수는 "간혹 틀니는 치약을 묻혀 닦지 말라고 하지 않았냐며, 자연 치아나 임플란트까지 칫솔질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부분 틀니나 임플란트 틀니 사용자의 경우 고유의 틀니관리 방법으로 세척하고, 남아있는 자연 치아나 임플란트는 칫솔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일 외부에 외출 중인 상황이라면 틀니를 입안에서 빼 입속과 틀니를 물로라도 헹궈주는 것이 좋다.
▶틀니도 내 치아처럼 하루에 3~4회 세척하기
틀니 사용자들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 중 하나가 틀니의 세척 횟수와 착용 시간이다. '틀니니까 자기 전에 한 번만 닦으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틀니도 내 치아처럼 식사가 끝난 후 매번, 하루에 3~4회 정도 세척해야 한다. 세척하지 않은 틀니를 종일 착용하면 입안에 세균들이 번식해 의치성 구내염이 발생할 수 있다.
틀니 착용 시간도 문제다. 틀니 사용자의 35% 정도는 틀니를 끼고 자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면 중에는 침 분비가 줄어들어 구강 내 세균이 증가하는데, 이때 틀니를 끼고 자면 혀나 틀니에 더 많은 플라크(치태)가 끼게 되고, 틀니 구취뿐 아니라 잇몸 조직에 손상이 오거나 잇몸뼈가 더 빨리 흡수될 수 있다.
안 교수는 "잠자는 동안에는 틀니를 빼고 잇몸에 휴식을 취해 주어야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되고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면서 "낮잠을 포함해 자기 전에는 반드시 틀니를 빼고 자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정제 넣은 물에 보관…뜨거운 물에 넣으면 변형 위험
자는 동안 틀니의 보관은 틀니가 들어갈 수 있는 용기에 물을 채워 틀니가 완전히 물에 잠기게 담가 두어야 변형을 예방할 수 있다.
이때 보관하는 물에 틀니 세정제를 넣으면 의치성 구내염 및 구취를 유발하는 세균을 살균할 수 있다. 특히 화끈, 욱신대는 통증과 출혈 등 의치성 구내염 증상이 의심된다면, 의치성 구내염 세균 살균 효과가 있는 전용 세정제를 확인 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끔 틀니를 소독한다고 끓는 물에 삶거나 뜨거운 물에 담그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플라스틱 재질인 틀니가 영구 변형되므로 절대 해서는 안된다.
▶정기검진으로 틀니와 잇몸 상태 확인하기
처음 틀니를 사용할 때는 어느 정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안 교수는 "입속에 이물감으로 인해 저작, 발음 등 다양한 부분이 낯설고 불편할 수밖에 없다. 자주 치과를 방문해 조금씩 조정해가며 틀니에 익숙해지도록 훈련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잇몸은 세월이 지나면 점차 퇴행·위축되기 때문에 잘 맞던 틀니도 사용하다 보면 덜그럭거릴 수 있다. 이를 방치하고 그대로 사용하면 틀니와 잇몸 사이에 음식물이 끼여 구취,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헐거워진 틀니가 잇몸이나 구강 내에 상처를 낼 수 있으니 반드시 틀니와 잇몸의 고정상태를 점검하고 조정해 사용해야 한다.
안 교수는 "사용 초기에는 불편감이 사라질 때까지, 이후에는 6개월에 한 번 검진을 받고, 틀니에 적응한 이후에도 최소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 할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