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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FC서울전 한경기 이겼을 뿐인데…겹경사 진칫집이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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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갔다."

이쯤되면 '승격팀'의 한계를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부산 아이파크 이야기다.

올시즌 5년 만에 1부리그로 복귀한 부산은 시즌 초반 좀처럼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1부리그의 '참교육'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혹독한 적응기 덕분일까. 강팀들과의 지옥 일정을 보내고 난 뒤 매서운 상승세로 변신 성공이다. 초반 3무3패였던 부산은 최근 3승2무로 분위기를 제대로 탔다.

지난해 K리그2에서 '대표상품'으로 눈길을 끌었던 화끈한 '닥공(닥치고 공격)축구'도 점차 위력을 더하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1라운드 FC서울과의 경기(2대0 승)가 백미였다. 한 경기 이겼을 뿐인데, 부산으로서는 '부수입'도 짭짤해 겹경사를 맞은 듯한 분위기다.

1부리그 승격 후 첫 홈승리는 '기본 부수입'이다. 부산은 이번 FC서울전 완승을 통해 깊게 맺힌 한을 풀었다. 부산이 FC서울전에서 승리한 것은 2014년 3월 이후 6년 만이다. 물론 부산이 2016∼2019년 4시즌 동안 K리그2에 있었기 때문에 '6년'이란 수치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있다. 이를 차치하더라도 2018년 말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FC서울에 밀려 1부리그 승격의 꿈을 날렸던 기억을 생각하면 이번에 제대로 설욕을 한 셈이다.

최근 5경기 연속 무패 기록도 자랑스럽다. 부산이 1부리그에서 이같은 상승세를 보인 것은 2014년 10경기 연속 무패(6승4무) 이후 6년 만이다. 올시즌 지금까지 5경기 이상 무패 행진을 기록한 팀으로는 양대 최강(울산-전북)을 비롯해 대구, 상주에 이어 5번째다. 그 덕분에 쟁쟁한 기존 1부리그 팀들의 견제를 뚫고 상위 A그룹까지 올랐다.

부산의 자랑거리인 '젊은피'의 승승장구는 보너스다. 이동준(23)은 지난 FC서울전에서 특유의 민첩성과 개인기를 앞세운 결정력으로 쐐기골을 터뜨렸다. 이동준이 측면에서 마구 흔드는 바람에 FC서울 수비진을 쩔쩔 매야 했다.

이동준은 앞서 열린 강원과의 10라운드(4대2 승)에서 2골-2도움으로 개인 한 경기 최다 공격포인트를 올린 바 있다. 연속 경기 공격포인트는 2017년 데뷔 이후 4번째다. 2018년 1차례, 2019년 2차례(각 2경기 연속) 기록한 적이 있는 그는 생애 최다 연속 공격포인트까지 노릴 태세다.

여기에 금상첨화로 젊은피의 막내 권혁규(19)가 FC서울전 선제 결승골을 프로 데뷔골로 장식했다. 김문환(25)-김진규(23)-이동준에 이어 부산이 올해 전략무기로 앞세운 '젊은피 4총사' 모두가 골맛을 본 것이다. 권혁규의 골에 시발점이 된 것도 이동준의 날카로운 크로스였다.

특히 권혁규는 어린 수비형 미드필더인 데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과감한 공격 가담으로 공격 옵션을 넓혀주고 있다. 형님 젊은피들을 좇아 막내까지 기를 살리고 있으니 조덕제 부산 감독으로서는 최상의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셈이다. 조 감독이 "선수들이 힘든 과정 속에도 최선을 다했다.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리겠다"고 대만족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조 감독의 다음 목표는 한 자릿수 순위 유지다. 외국인 공격수 '구멍'만 메운다면 승격팀의 과한 꿈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