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운명의 2연전.
대구FC의 이번 시즌 향방이 갈릴 수 있는 중요한 경기가 연이어 벌어진다. 경기를 준비하는 대구 입장에서는 살떨릴 수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축구팬들은 흥미를 느낄 수밖에 없는 매치업들이 기다리고 있다.
대구의 최근 기세가 무섭다. 시즌 개막 후 4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하더니, 최근 3연승 행진이다. 7경기 연속 무패 기록으로 승점 19점 리그 4위에 자리하고 있다. 5위 포항 스틸러스가 승점 19점으로 같지만, 그 아래 6위 부산 아이파크의 승점이 11점에 그친다. 일찌감치 상-하위 구도가 갈리고 있는 분위기. 대구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1차 목표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 경쟁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
그런 가운데 대구에 중요한 고비가 찾아왔다. 대구는 하나원큐 K리그1 2020 11, 12라운드를 울산 현대, 상주 상무와 치른다. 울산과 12일 홈 경기를 갖고, 18일 상주 원정을 떠난다.
왜 고비냐 하면, 대구의 분위기도 좋지만 상대들의 전력과 기세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두 팀 모두 대구보다 순위가 높다. 울산 2위, 상주 3위.
먼저 만나는 울산은 이번 시즌 전북 현대와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화려한 선수 구성, 공격적인 축구로 모든 팀들이 두려워하는 상대다. 상주는 이번 시즌 돌풍의 핵이다. 상주는 연고지 이전 문제로 인해 이번 시즌 아무리 잘해도 강등이다. 군 팀 특성상 외국인 선수도 없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점들이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성적에 두려워하지 않고 거침 없는 공격 축구를 펼치며 상대팀들을 괴롭히고 있다. 직전 10라운드에서는 잘나가던 선두 전북까지 1대0으로 격파했다. 엄청난 기세다.
대구는 이번 두 경기만 잘 치르면 남은 시즌 장밋빛을 그려볼 수 있다. 만약 2연승으로 승점 6점을 따낸다면 단숨에 선두 경쟁을 펼치는 팀으로 신분이 격상될 수 있다. 현재 울산의 승점이 23점인데, 울산전만 승리한다 해도 승점 1점 차이 턱밑 추격이 가능하다.
연패만 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승점 추가만 해도 괜찮은 결과일 수 있다. 당장 선두 추격은 힘들겠지만, 안정적으로 3~4위 싸움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 다른 팀들 역시 울산과 상주를 만나 승점 쌓기가 힘들다는 걸 감안한다면 대구는 이번 2연전에서 최소 승점 3점을 목표로 해도 현실적 타협이 가능해진다.
일단 전망은 밝다. 경기를 치르면 치를 수록 세징야, 김대원, 츠바사, 김선민 등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다. 여기에 조커로만 투입되던 데얀이 직전 광주FC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해 대구는 공격 옵션이 더욱 다양해졌다.
그렇다고 방심은 금물. 만약 최악의 시나리오로 2연패를 당한다면 그동안 힘들게 쌓아온 상승 분위기가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여기에 중위권 경쟁을 벌이는 팀들의 추격을 받으면, 상위권 잔류를 자신할 수 없게 된다.
과연 대구가 강팀 울산-상주 2연전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