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선발 조기 강판 속에서도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은 건 김혜성의 호수비였다.
키움은 2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10대7로 이겼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이 조기 강판됐다. 불펜 투수들의 부담이 커졌고, 경기는 난타전이 됐다. 서건창, 박병호 등 중심 타자들의 활약도 돋보였지만, '좌익수' 김혜성의 수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김혜성은 7번-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프로 데뷔 후 첫 좌익수 선발 출전이었다. 외야 수비를 본 건 전날(1일) 두산전이 처음이었다.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경기 도중 좌익수로 포지션을 옮겼다.
손 혁 키움 감독은 경기 전 "러셀을 영입하면서 외야 코치가 김혜성, 김웅빈, 전병우 등 내야수들과 면담을 했다. 이후 조금씩 일찍 나와서 외야 훈련을 했다"면서 "김혜성은 중학교 때까지 외야를 봤다고 한다. 공을 잘 따라다니더라. 오늘 조영건이 선발로 나오는데, 공격을 극대화 시키는 게 어떨까 해서 김혜성을 외야수로 생각했다. 지금 당장은 김혜성이 훨씬 더 잘 움직인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김혜성은 이날 타석에선 부진했다. 4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에 그쳤다. 그러나 좌익수 수비를 착실히 소화했다. 시작부터 수비 기회가 왔다. 1회초 선두타자 박건우가 좌익수 방면 빠른 타구를 날렸고, 금세 위치를 파악한 김혜성이 뒤로 달려가 잡아냈다. 1회초 2사 1,2루 허경민의 좌전 안타 때는 빠르게 공을 내야로 넘겼다.
결정적인 수비는 5회에 나왔다. 팀이 5-7로 뒤진 5회초 두산은 2사 1,2루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이어 김재환이 좌익수 방면 빗맞은 타구를 쳤다. 외야수들은 김재환을 맞아 약간 오른쪽으로 치우친 수비를 하고 있던 상황. 김혜성이 빠르게 앞으로 내달렸다. 빗맞은 안타가 될 가능성이 컸지만, 김혜성이 몸을 날려 공을 잡아냈다.
김혜성의 호수비로 분위기가 단숨에 바뀌었다. 타선에서도 기회가 왔다. 키움은 5회말 1사 후 김규민의 볼넷과 서건창의 2루타로 기회를 잡았다. 후속타자 김하성이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날려 7-7 동점을 만들었다. 7회에는 3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비록 안타는 없었지만, 이날 김혜성의 수비는 빛이 났다.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