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메이저리그(MLB) 개막이 확정됐지만, '코로나19'를 우려한 선수와 코치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중에도 이탈 가능성이 있을까.
MLB는 7월부터 2차 트레이닝 캠프를 시작하고, 오는 7월 24~25일경 리그를 개막할 예정이다. 정규시즌은 양대리그의 각 지구(Division) 중심으로 60경기가 진행되지만, 당초 추진되던 것과 달리 '고립 리그'는 아니다.
미국은 30일(한국시간)까지 확진자 수가 268만 1000명, 사망자수가 12만 8000명을 넘어섰다. MLB 사무국과 구단 측은 철저한 방역을 약속했지만, 이미 트레이닝캠프 관계자 중에도 확진지가 나왔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이탈이 이어지는 이유다.
베테랑 투수 마이크 리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코로나19에 노출될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며 시즌 포기를 선언했다. 그는 올시즌 출전을 거부한 첫번째 메이저리거가 됐다.
지난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 워싱턴 내셔널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라이언 짐머맨도 팀동료 조 로스와 더불어 올시즌 참가를 포기했다. 두 선수 모두 워싱턴이 발표한 60인 로스터에 이미 포함되어있었다.
하지만 짐머맨은 최근 태어난 자신의 아이와 다발성 경화증에 시달리는 어머니를 코로나19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불참하기로 했다. 짐머맨은 부상과 부진을 겪은 끝에 올시즌 연봉 200만 달러에 재계약한 입장이었지만, 오랜 고민 끝에 출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은퇴는 아니다'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올시즌 워싱턴 선발 로테이션 진입이 유력했던 조 로스 역시 불참을 확정지었다.
미네소타 트윈스의 밥 맥클러와 빌 에버스 코치는 60대 중후반의 고령이다.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하는 두 코치도 올시즌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 외에도 리그 불참을 선언하는 선수나 코치가 속속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CBS스포츠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이 훼손된 선수는 2020시즌 출전을 거부하더라도 전체 급여와 서비스타임 1년을 모두 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선수가 출전을 거부할 경우 급여나 서비스타임에 대해 소속팀과 추가 협상을 벌여야한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시즌 포기 의사를 내비쳤던 선수는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뿐이다. 슬하에 세 아이를 두고 있는 추신수는 지난 5월 텍사스 지역지 댈러스모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와 가족들의 일상이 위험해질 수 있다"며 리그 개막에 대한 거부감을 토로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텍사스 60인 로스터에 포함됐고, 이후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하염없이 시즌이 연기되는 와중에도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 머물며 개막을 준비해왔다. 김광현은 연고지인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훈련해왔다. 스프링캠프 장소였던 플로리다 더니든에 머물러온 류현진 역시 토론토 구단이 마련한 전세기를 통해 토론토로 복귀할 예정이다. 귀국했던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도 시즌 참여를 위해 다시 미국으로 출국했다.
다르빗슈와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한 일본인 메이저리거들 역시 새로운 시즌에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다르빗슈는 그간 미국과 일본의 코로나 대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하지만 그는 "많은 선수들이 코로나19의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시즌을 놓칠 순 없다"며 참여 의사를 밝혔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