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9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거둔 키움 히어로즈의 토종 좌완 선발 이승호(21)가 환하게 웃었다.
이승호는 지난 25일 잠실 LG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등판, 5이닝 8안타 1볼넷 3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5월과 6월 이승호의 모습은 천양지차다. 평균자책 면에서 5월 5경기에서 7.83인데 비해 6월 4경기에서 1.96을 기록했다. 지난 12일 창원 NC전부터 실점이 확 줄었다. 이승호는 26일 고척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첫 승하기까지 오래 걸렸다. 1승이 힘들다는걸 느꼈다"며 "그 동안 승리보다는 경기내용이 많이 좋지 않아 어떻게 하면 내용을 회복할 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어 "개막하고 너무 안되다 보니 내려놓았다. 여러가지 방법을 해봤다. 루틴도 바꿔보고. 잠도 일찍 자보고 자세도 바꿔봤는데 안되는건 안되더라. 이후 편안하게 생각한 것이 좋게 작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 혁 키움 감독도 이승호의 부활에 고민이 컸다. 손 감독은 "사실 이승호에게는 미안한 것이 있다. 나 때문에 2~3경기 놓친 것이 있다. 로테이션에 대한 실수가 있었다. 승호가 4선발로 시작해 계속 에이스만 만났다. 로테이션을 바꿔줘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근 몇 경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이렇게 되면 투수들이 2~3경기 처지는 경우가 있는데 어린 선수임에도 베테랑처럼 던져줬다. 늦었지만 첫 승 축하하고 이대로 좋게 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손 감독의 말대로 6월에는 상대 팀 에이스만 줄줄이 만났다. 테일러 윌슨(LG)을 시작으로 구창모(NC)-댄 스트레일리(롯데)-윌슨 순이었다. 이에 대해 이승호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나는 타자랑 붙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장난 삼아 얘기한 부분은 있었다. 그리고 우리 팀 타자들이 충분히 칠 수 있다고 믿었다"고 했다.
첫 승은 이승호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줬다. 이승호는 "부진이 이어졌을 때는 마운드에 있을 때도 안좋았던 생각들이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왔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다음 경기에 대한 컨디션은 아무도 모르지만 첫 승은 했으니 마음은 더 편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척=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