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운이 좋은 경기였다."
설기현 경남 감독의 반성이었다. 경남과 부천은 21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부천과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7라운드에서 유지훈(경남)과 김영남(부천)이 한 골씩을 주고 받으며 1대1로 비겼다. 경남은 FA컵 포함, 3경기 무패(2승1무)를 이어가는데, 부천은 2연패에서 탈출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경남은 한 골 먹으면 두 골 넣는 공격축구, 부천은 철옹성 같은 수비축구를 트레이드마크로 한다. 두 팀이 펼칠 '모순 대결'에 관심이 모아졌다. 뚜껑을 여니 예상대로 였다. 경남이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했고, 부천은 선수비 후역습으로 맞섰다. 승부를 가른 것은 예상치 못한 왼발 슈팅 두 방이었다. 경남은 전반 22분 유지훈의 환상적인 왼발프리킥으로 앞서나갔다. 1명이 퇴장당하는 변수까지 맞이한 부천은 후반 26분 김영남이 환상 왼발중거리슛으로 동점골을 뽑았다.
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운이 좋은 경기였다. 퇴장 당해서 간신히 비겼다. 부천이 왜 1위를 했는지 이유를 확실히 볼 수 있었다. 우리보다 뛰어난 팀이었다. 정말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이날 교체타이밍이 빨랐다. 설 감독은 "상대가 파이브백으로 나왔기에 효과적으로 조직을 깨려면 순간적인 움직임이 필요한데, 제리치는 그런 플레이를 할 수 없는 유형의 선수다. 변화를 줬다. 그래서 타이밍이 빨랐다"고 했다.
설 감독은 상대 퇴장 후에도 스리백을 유지했다. 그는 "상대가 퇴장당한 후 대처가 부족했다. 그로 인한 혼선으로 우왕좌왕하면서 어려움을 초래했다. 스리백을 썼던 것은 상대가 퇴장당한 후에도 효과적인 공격을 노렸다. 실점을 한 것이 아쉽기는 하다"고 했다.
설 감독은 경기 내용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이었다. 설 감독은 "실점을 했기 때문에 흐름이 바뀌었지만, 사실 그 전부터 템포, 스피드에서 밀렸다. 상대가 퇴장당하지 않았으면 졌을 경기다. 더 대량실점할 수 있었다. 우리 팀이 K리그2에서는 강팀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아니라고 느꼈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현실을 느낄 필요가 있다. 부족하다는 생각을 항상하고 있다. 때로는 이정도급의 팀을 맡을 자격이 있나 싶을때가 있다. 감독이 시킨만큼 선수들이 플레이하기 때문에, 경기력적 부분에서 많이 부족했다. 현실적인 깨달음을 느꼈을때 분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선수 상태에 대해서는 "고경민은 체크를 더 해봐야 하는데 상황이 좋지 않고, 황일수는 다음 경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창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