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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결백'부터 '#살아있다'까지…활기 되찾는 6월 극장가, 신인 감독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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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극장의 침체의 고리는 신인 감독들이 끊는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용감히 개봉을 결정해 조금씩 활력을 찾아가고 있는 6월 극장의 중심에는 충무로 신인 감독들이 있다.

상업영화 중 첫 스타트를 끊으며 한국영화 개봉의 물꼬를 튼 송지효 김무열 주연의 스릴러 영화 '침입자'도 신인 감독의 작품이다. '아몬드' '서른의 반격' 등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로 대중에게 더욱 친숙한 손원평 감독은 직접 각본까지 쓴 '침입자'를 통해 처음으로 장편 영화 메가폰을 잡았다. 실종됐던 여동생이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뒤 벌어지는 이상한 일을 그린 미스터리 영화인 '침입자'는 밝고 유쾌한 이미지로 친숙했던 송지효의 연기 변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손원평 작가는 소설가라는 이력 이전에도 영화와 긴밀한 인연을 맺어왔다. 2001년 영화전문 매거진 '씨네21'을 통해 영화평론가로 데뷔했으며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해 다수의 단편 영화를 연출한 바 있다. 특히 그의 단편 영화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2005)은 제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제7회 서울국제영화제 우수상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침입자'에 이어 10일 개봉한 신혜선, 배종옥 주연의 '결백'도 신인 감독인 박상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박 감독은 '그때 그사람들', '사생결단',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걸출한 감독들의 작품에서 조감독 생활을 거쳐, 단편 연출작 '스탠드 업'으로 제8회 미쟝센단편영화제 희극지왕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준비된 신인의 면모를 보인 바 있다.

특히 '결백'은 픽사·디즈니 애니메이션인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마저 꺾고 개봉 8일째 1위를 유지하며 한국 영화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극장 침체 속에서도 113일만에 개봉 주 최대 관객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6월 중후반 개봉 대열에 합류한 한국 영화도 모두 신인 감독의 작품이다. 18일 개봉한 최윤태 감독 입봉작 '야구소녀'는 언론시사회 이후 평단과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다. '야구소녀'는 고교 야구팀의 유일한 여자이자 시속 130㎞ 강속구로 '천재 야구소녀'라는 별명을 지닌 주수인(이주영)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최근 몇년간 대중 문화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였던 페미니즘 시류에 영향을 받아 벌써부터 인터넷 여성 커뮤니티 중심으로 '영혼 보내기'(영화를 관람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티켓을 예매해 관객수 동원에 도움을 주는 것)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야구소녀'와 같은 날 개봉한 '사라진 시간'은 배우 정진영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다. 33년차 베테랑 배우인 정진영이 17세 때부터 가슴에 품었던 연출의 꿈을 마침내 실현 시킨 작품.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게 되는 형사의 이야기를 담은 이번 작품은 어느 날 관습을 벗어난 스토리텔링과 새로운 어법으로 신인 감독이 가지는 패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6월 개봉 한국 영화 중 최대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좀비물 '#살아있다' 역시 신인 연출자인 조일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스케일과 자본을 불려 블록버스터 형태로 변해가는 최근의 K-좀비물 경향에서 벗어나 본질에 집중한 작품이다. 한정된 공간, 소수의 인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장르적 쾌감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대담한 연출로 시사회 이후 호평을 이끌고 있다. 연기력은 물론 스타성과 흥행성을 겸비한 유아인과 박신혜가 주연을 맡아 더욱 기대를 모으는 작품으로 24일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