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실제 '낚시'를 하지 않고 화면을 통해 간접 '낚시'를 경험할 수 있는 길은 '낚시방송' 뿐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힐링'이 방송의 주요 포인트로 각광받으면서 낚시 방송이 방송의 주요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tvN '삼시세끼-어촌편'은 '어촌에서 낚시를 해서 뭔가 해먹는다'는 콘셉트를 가지고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때문에 요리를 전담으로 하는 차승원과 낚시를 도맡아하는 어부 유해진으로 역할이 완벽하게 분리돼 있었다. 그리고 시즌1부터 촬영지인 만재도에서 유해진은 통발과 낚싯대를 활용해 온갖 종류의 낚시를 선보였다. 낚시 목표까지 붕장어, 참돔, 능성어, 도다리, 문어로 정해놨다.
결국 최근 방송중인 시즌5에서 유해진이 통발로 문어를, 낚시로 '6자' 참돔까지 잡아내면서 참돔회 매운탕 회덮밥까지 요리해 미션을 모두 완성해 시청자들에게 쾌감을 선사했다.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이하 도시어부)는 낚시방송의 전성기를 이끈 프로그램이다. '삼시세끼-어촌편'에서 낚시가 부수적인 소재로 쓰였다면 '도시어부'에서는 온전히 '낚시'만을 소재로 해 '낚시광'들의 폭발적인 성원을 받았다. 특히 연예계에 '낚시광'으로 소문난 이덕화, 이경규에 이태곤까지 투입되며 '찐' 낚시 방송의 진수를 보여줬다.
'도시어부'는 인기를 누리던 출연자 마이크로닷이 부모 사기 논란으로 인해 하차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방송에 안착한 캐릭터와 낚시실력으로 인해 그의 하차가 '도시어부' 자체가 흔들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후임으로 투입된 장도연이 안착하면서 위상을 이어갔고 현재 시즌2 역시 인기리에 방영중이다.
MBC에브리원 '주문바다요'는 '삼시세끼'나 '도시어부'에 비하면 아직 '새내기'다. 지난달 4일 첫 방송해 4주간 방영된 '주문바다요'는 낚시에 그치지 않고 잡은 먹거리를 손님에게 제공한다는 콘셉트를 잡았다. 배우 주상욱 조재윤과 함께 '사랑의 불시착'으로 인기를 모은 양경원 유수빈이 투입돼 바다 낚시와 힐링토크를 선보인다.
특히 예상외로 양경원과 유수빈이 예능감 넘치는 활약을 펼치고 있고 주상욱은 수준급 낚시 실력과 요리 실력을 인정받았다. 파일럿 성격이라 4부작만 방영됐고 아직 정규편성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팬들에게는 기대를 주고 있다.
'낚시 예능'의 인기는 트렌드의 변화 영향이 크다. 예전 방송에서는 낚시를 다루려면 일단 잡아야했다. 잡는 모습을 화면에 담아야한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성공률이 높지 않은 '낚시'의 매력이 그리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잡지 못하면 보여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낚시 예능'은 '잡는 것'에 목표를 두기 보다는 '낚시'라는 행위 자체에 목표를 두고 있다. 낚지 못하더라도 그 상황을 재미있게 연출해 재미를 선사하는 방향이다. '삼시세끼'에서는 낚시를 못해서 감자와 고구마를 먹는 것까지 재미 포인트로 활용되고 있다. '낚시 예능'의 꾸준한 인기는 예상 가능한 지점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