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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대X한승규 그리고 최영준, 전북전에 못 뛰는 '전북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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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여기를 가도 전북, 저기를 가도 전북. 전국 방방곡곡엔 '전북맨'들이 숨어있다.

전북 현대는 '하나원큐 K리그1 2020' 시즌을 앞두고 실력은 정상급이나 모라이스 감독 체제에서 설 자리를 잃은 선수들을 K리그 라이벌 팀으로 임대 보냈다.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29·강원FC), 문전 침투형 미드필더 한승규(23·FC서울), K리그의 은골로 캉테 최영준(28·포항 스틸러스) 등이다. 전북에서 출전시간에 대한 갈증이 컸던 이들은 올 시즌 임대팀에서 충분히 뛰며 자신이 가진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김승대는 '병수볼'의 핵심 공격수로, 기대만큼 득점을 올리지 못하지만 번뜩이는 라인 브레이킹과 2개 도움으로 공격 축구를 뒷받침한다. 한승규는 전체적으로 부진한 서울 2~3선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고, 최영준은 지난해 이어 올해에도 기동성을 강조하는 김기동식 축구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이들 세 명이 전북에서 뛴 시간(K리그 기준)은 1590분 가량 된다. 올 시즌 6라운드 현재까지 1300분 이상을 뛰었다. 원 없이 뛰고 있다.

일각에선 전북이 이러한 실력파 선수들을 보내지 말고 '백업 자원으로 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낸다. 예컨대 손준호 최보경이 동시에 빠졌을 때 수비를 보호해줄 수 있는 최영준의 빈자리가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게만 생각할 건 아니다. 이들 3인은 전북의 우승 라이벌 울산 현대를 위협할 가능성이 그나마 높은 팀으로 임대를 떠났단 점을 주목해야 한다. 가령 김승대가 울산을 상대로 '한 건' 해준다면 전북엔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 된다. 최영준은 지난해 전북의 우승을 결정지은 동해안 더비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친 바 있다. 일종의 '특공대원'으로 볼 수 있다. 전북은 2019시즌 K리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지출한 팀이다. 선수 1인당 평균 연봉이 4억7901만원으로, 라이벌 울산보다 1억2000만원 이상 높았다. 김승대 최영준 한승규의 임대 이적으로 적지 않은 연봉을 아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들은 임대 규정에 따라 전북전에 나설 수 없다. 지난 4~5라운드에서 각각 김승대 한승규가 전북전에 못 뛰었다. 이번엔 최영준 차례다. 16일 오후 7시30분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지는 양팀간 K리그1 7라운드 출전명단에 들 수 없다. 최영준은 김기동 감독이 '고정'으로 박아두고 파트너 자리를 두고 고민할 정도로 팀내 비중이 절대적인 선수다. 올 시즌 6경기에서 5승을 따내며 울산과의 경쟁에서 한발 앞선 전북 입장에선 '많은 활동량으로 중원을 쓸고 다니는 미드필더', 그리고 '전북 선수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파견 직원' 없이 경기를 펼칠 수 있어 '이득'이다. 최영준이 빠진 중원이 이 경기의 키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한편, 이날 41세 나이로 4골을 넣으며 '하드캐리' 중인 이동국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지도자 연수 차 자리를 비우지만, 핵심 센터백 홍정호와 모라이스 감독이 퇴장 징계를 씻어내고 돌아온다. 올 시즌 단 16개의 유효슛을 허용하고 가장 적은 3골만을 내준 홍정호 최보경 이 용 김진수 송범근 등 '국대급 수비진'과 9골을 합작 중인 포항의 '18 콤비'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의 만남도 지켜볼 만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