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역대 처음으로 2년 연속 외국인 타자가 타점왕에 오를까.
현재 타점왕 구도를 보면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타점 톱5에 국내 선수는 딱 1명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외국인 타자들이기 때문이다.
13일 현재 타점 순위를 보면 1위가 KT 위즈의 멜 로하스 주니어다. 36타점을 기록했다. 타율 3할8푼7리에 12홈런을 친 로하스는 타격-홈런-타점 1위에게 주어지는 트리플크라운데 도전할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2위는 KIA 타이거즈의 프레스턴 터커로 33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장타력이 일취월장했다. 지난해 95경기서 기록한 홈런이 9개인데 올해 35경기만에 9개의 홈런을 쳤다. 공인구의 반발력이 작년보다는 좋아졌다는 평가가 있는데 그렇더라도 터커의 홈런 증가는 놀랍다. 부쩍 높아진 장타력은 타점 역시 높이고 있다. 지난해 기록한 50타점에 벌써 다가섰다.
NC 다이노스의 애런 알테어가 32타점으로 3위에 올라있다. 신기한 점은 그가 하위타선에 배치돼 있다는 것이다. 시즌 초반엔 2번이나 4번, 5번 등에 배치됐지만 타격에 기복이 심하다보니 지난 5월 21일 잠실 두산전부터 8번으로 내려갔는데 이후 좋은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주로 7,8번에서 상위 타선이 만들어준 찬스를 타점으로 연결하고 있다. 타율은 2할7푼8리로 기대만큼 올라오진 않았지만 득점권 타율은 3할6푼6리로 클러치 능력이 뛰어나다. 8개의 홈런으로 장타력도 좋다.
두산 베어스의 호세 페르난데스와 LG 트윈스의 로베르토 라모스, NC 다이노스의 강진성이 31타점으로 공동 4위다. 페르난데스는 타율 4할6리로 타율 2위, 56안타로 최다안타 1위에 올라있다. 주로 2번 타자로 나서 타점을 올리는데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6개의 홈런을 치며 타점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해 15홈런에 88타점을 기록했는데 현재의 페이스라면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듯.
라모스는 LG의 복덩이다. 그가 4번에서 홈런을 치면서 LG 타선이 강력하게 변했다. 13홈런으로 홈런 1위를 달리는 라모스는 득점권 타율 4할2푼3리로 찬스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다. 허리 통증으로 잠시 부상자명단에 올라있지만 큰 부상이 아니라 LG로선 기대감이 크다.
강진성은 그야말로 올해 떠오른 스타다. NC 타선의 강력함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박민우 나성범 양의지 등 좋은 타자들이 많지만 강진성 노진혁 권희동 등 이제껏 빛을 보지 못했던 타자들도 좋은 타격을 하면서 상하위 타선이 모두 터지며 NC가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것. 강진성은 타율 1위(0.448)에 홈런 공동 5위(8개)에 타점 공동 4위다. 주로 6번 타순에서 상위타선이 이어간 찬스에서 타점을 쓸어 담고 있다.
지난해 타점 순위를 보면 1위가 키움 히어로즈의 제리 샌즈(113점)였고, 2위가 키움의 김하성과 KT 로하스(이상 104점),4위 두산 오재일(102점) 5위 삼성 러프(101점)였다. 올해는 톱5에 올라간 6명 중 5명이나 외국인 선수다. 김재환(두산)과 양의지(NC)가 30점으로 공동 7위, 나성범(NC)이 29점으로 9위, 박동원(키움)이 28점으로 10위에 올라있는 등 국내 선수들이 상위권을 노리고 있다.
역대 외국인 타자가 타점왕에 오른 것은 1998년 타이론 우즈(OB)를 시작으로 지난해 샌즈까지 6차례였다. 2년 연속 외국인 타자에게 타점왕을 내준 적은 없다. 올해 출발은 외국인 타자들이 확실히 좋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역대 외국인 타자 타점 1위
연도=팀=선수=타점
1998=OB=타이론 우즈=103
2001=두산=타이론 우즈=113
2005=현대=래리 서튼=102
2008=롯데=카림 가르시아=111
2017=삼성=다린 러프=124
2019=키움=제리 샌즈=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