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여자펜싱 레전드' 남현희(39)가 선수 은퇴 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남현희는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자곡동 '남현희 인터내셔널 펜싱 아카데미'에서 공식 개원식을 통해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으로서 생활체육 현장과의 소통과 나눔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현충일 오후, 남현희의 새 도전을 응원하는 선후배, 동료 체육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선수 시절부터 함께 꿈을 키워온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태릉선수촌장 시절 선수들을 살뜰히 보살폈던 이에리사 전 의원(이에리사휴먼스포츠 대표)을 비롯해 김영채 서울시체육회 부회장, 신정희 대한체육회 이사(아시아하키연맹 부회장) 등 여성 체육인 선배들이 기꺼이 참석했다. 안용규 한체대 총장과 선수 시절 은사였던 펜싱 원로 이근배 명예교수와 최태석 교수 등 스승들과 시드니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김영호 감독(로러스엔터프라이즈 부사장), 이상기 전 국가대표팀 코치, 신아람, 최은숙, 김지연, 하태규 등 선후배 펜싱인들도 남현희의 첫 출발을 함께 했다.
세계 최강 펜싱코리아의 수장, 최신원 대한펜싱협회장(SK네트웍스 회장)의 깜짝 등장에 펜싱인들이 반색했다. 최 회장은 "당연히 와야지!"라며 미소 지었다. 대기업 수장 아마추어 종목 회장으로서 좀처럼 보기 드문 이례적 행보지만, 선수들을 아들딸처럼 아끼며 대소사를 챙겨온 최 회장의 평소 스타일을 아는 이들에겐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었다. SK네트웍스 비서실에 따르면, 남현희 펜싱클럽 개원식 소식을 접한 최 회장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가야지! 축하해줘야지!"라며 직접 일정을 챙겼다. 최 회장은 축사를 통해 여자펜싱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고, 26년의 선수생활동안 99개의 국제대회 메달을 목에 건 남현희의 분투를 인정하고 치하했다. 취임 후 국가대표뿐 아니라 동호인 펜싱 활성화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최 회장은 풀뿌리 현장에서 펜싱과 스포츠의 가치를 전파하고, 생활체육, 유소년 동호인을 길러내겠다는 남현희의 결정을 적극 지지했다. "우리 다함께 남현희 대표와 펜싱클럽을 위해 박수를 보내자"며 진심 어린 응원을 이끌었다.
지난해 100회 전국체전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후 서울시체육회 이사, 한국체육지도자연맹 이사, 두드림스포츠 부회장 등으로 활동중인 남현희는 인삿말을 통해 "제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여기 계신 최신원 회장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물심양면 도와주시고, 할 수 있다는 용기와 기회를 주신 덕분"이라면서 "이젠 제가 회장님께 배운 나눔의 정신에 나눔으로 보답할 때"라고 했다. 나눔은 전염된다. 펜싱을 통해 아낌없이 받은 사랑을 아낌없이 나눌 준비를 마쳤다. 남현희는 "펜싱을 통해 스포츠의 가치를 알리고, 많은 분들의 소중한 꿈과 노력을 모아 지역사회에 부끄럽지 않은 스포츠클럽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츠는 강하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절이지만 스포츠의 힘으로 함께 이겨나갔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최 회장을 비롯한 체육계 선후배들이 '남현희 펜싱 아카데미' 현판 앞에서 오색의 테이프를 자르며 '남 대표'의 새 도전을 축복했다. 새 보금자리에서 청출어람, '제2, 제3의 남현희'가 나오길 한마음으로 소망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