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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스케치]희미해진 첫 울림, 빅이닝+실책 속 16연패 웃음기 사라진 한화 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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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최원호 감독 대행 체제로 전환한 한화 이글스의 화두는 '분위기 전환'이다.

1군 선수단은 환골탈태 수준이다. 한용덕 전 감독 체제를 떠받쳤던 코치진, 선수들이 대거 자취를 감췄다. 2군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코치, 선수들이 차례로 빈자리를 채웠다. 최 대행 체제로 첫 출발한 9일 한화는 롯데에 3대9로 패했다. 하지만 더그아웃 분위기는 쾌활했다. 최 대행 역시 크게 벌어진 점수차에 크게 개의치 않는 듯, 연신 웃음을 머금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최 대행은 "코치, 선수들과 그렇게 (웃으며) 하자고 했다. 인상 쓰면서 지나, 활기차게 하며 지나 이래도 저래도 지는 건 지는 것"이라며 "이왕이면 우리라도 활기차게 하자고 했다. 좀 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 "감독이 무서우면 선수들이 눈치를 많이 보게 된다. 어리거나 마음이 여린 친구들은 그게 경기력 저해 요소가 된다"며 "야구도 다른 구기 종목과 마찬가지로 순간 대처 능력이 필요한데, 긴장을 많이 하게 되면 몸이 따라가지 못한다. 즐거운 분위기가 형성돼야 순간 대처 능력도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감독과 함께 뛰어본 선수들이 늘 이야기하는 게 분위기다. 좋은 분위기 속에 좋은 활약도 이어지기 마련"이라며 새로운 지향점을 분명히 했다. 9일 패배를 두고도 "기존 주전 선수들이 꾸준히 위기의식, 경쟁의식을 느낄 수 있었던 경기였다. 살아나줘야 할 김태균, 이용규가 멀티히트 경기를 했다. 호잉이 홈런을 만들었고, 조한민, 최인호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서폴드 뒤에 올라온 불펜 3명이 2실점 했지만 공은 나쁘지 않았다. 비록 졌지만 상당히 의미있는 경기였던 것 같다. 4사구, 실책이 많았던 경기는 아니었다"고 평했다.

10일 롯데전에서 한화는 최 대행이 강조했던 분위기 전환을 실현시키는 듯 했다. 2회초 선취점을 뽑아내면서 신바람을 냈다. 그러나 웃음기는 곧 사라졌다. 선발 투수 김민우가 2회말 손아섭, 전준우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는 등 5실점하면서 무너졌다. 김민우는 3회 다시 마운드에 올랐지만, 유격수 조한민이 두 번이나 실책을 범하면서 실점이 늘어났다. 불펜 투수들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실점과 4구는 점점 늘어갔다. 미소 속에 출발했던 한화 벤치의 함성과 박수도 점점 희미해질 수밖에 없었다. 2대12 대패. 한화의 연패 기록은 16경기째로 늘어났다.

깊은 수렁에 빠진 한화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반전에 포커스를 맞춘 최 대행이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어 보인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