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SK의 상승세냐, LG의 신인 파워냐.
초여름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 SK와 LG가 10일 오후 6시30분 잠실벌에서 시즌 5번째로 맞붙는다. 전날 경기에서는 연장 승부 끝에 SK가 5대3으로 승리하며 3연전 기선을 제압했다. SK는 어떻게든 분위기를 이어가려 할 것이고, LG는 최근 부진을 끊기 위해 총력전에 나설 공산이 크다.
6월 들어 7경기를 치른 가운데 SK는 4승3패, 팀 타율 2할3푼9리, 팀 평균자책점 4.21로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시즌 초 10연패를 당하는 등 최하위를 면치 못하던 SK는 최근 회복세가 뚜렷해졌다. 투타 밸런스가 이제는 안정 모드로 들어선 형국이다. 반면 LG는 5월의 기세를 잇지 못하고 있다. 최근 7경기에서 2승5패, 팀 타율 2할8픈, 팀 평균자책점 4.31을 마크했다. 외형적 수치는 나쁘지 않으나, 승부처에서 투타 모두 힘을 잃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흐름을 감안해 경기를 예상해야 한다.
SK 선발은 좌완 김태훈이다. 2010년 1군 데뷔 후 10년 만에 붙박이 선발로 나서고 있는 김태훈은 시즌 초 다소 들쭉날쭉하다. 지난 4일 NC전에서 3⅓이닝 동안 5안타와 4사구 6개를 내주는 극도의 난조를 보이며 7실점했다. LG를 상대로도 제구력이 관건이다. 올시즌 27⅓이닝 동안 15개의 볼넷과 3개의 사구를 허용했다. 연속 안타를 얻어맞는 게 아니라 공짜로 출루시켜 위기를 자초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투구수는 90개 안팎에서 5이닝 정도가 유력하다.
LG 선발은 화제의 고졸 신인 이민호다. 지난 두 차례 선발등판서는 기대 이상의 피칭을 보여줬다. 지난 2일 잠실 삼성전에서 7이닝 5안타 7탈삼진 2실점의 호투에 찬사가 쏟아졌다. 신인답지 않은 과감한 승부와 침착한 경기운영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스피드, 무브먼트 등 구위 면에서는 김태훈보다 위지만, 제구력은 안심할 수 없다. 초반 제구가 잡히지 않을 경우 최근 물오른 SK 중심타선을 피해가기 어렵다.
SK의 불안 요소는 리드오프다. 9일 경기에서는 노수광이 1번에 기용됐는데,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그는 최근 3경기 연속 무안타 행진이다. 톱타자가 바뀔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반면 새롭게 2번을 맡은 최지훈은 타격감이 좋다. 최근 8경기 연속 안타를 쳤고, 빠른 발을 앞세운 수비 능력도 뛰어나다. 여기에 3번 최 정과 4번 로맥의 방망이가 살아나 흐름을 잡는다면 대량 득점도 가능해 보인다.
LG의 불안 요소는 뒷문이다. 전날 정우영과 이상규가 난타를 당하며 패했다. 특히 이상규의 경우 1군 등판이 사실상 처음인데다 중책인 마무리를 맡아 부담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안은 없다. 진해수 정우영 이상규 등 불펜은 총 대기다. 여기에 LG 타선은 집중력이 또다시 흐트러지는 분위기다. 전날 8,9회 만루 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게 패배의 원인이 됐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