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진짜 사나이' 손흥민(토트넘)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거부터 이어졌던 손흥민의 레알 마드리드행 루머는 최근 들어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스페인 돈 발롱과 영국 팀 토크 등을 시작으로 불거진 손흥민의 레알 마드리드행 이적설은 최근 비교적 공신력이 높다고 알려진 영국 스카이스포츠까지 동참하며 점점 확대되고 있다.
사실 손흥민의 레알 마드리드행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지 않은게 사실이다. 이 이적이 성사되기 까지는 여러 산들을 넘어야 한다. 일단 레알 마드리드의 최우선 타깃은 두 명의 프랑스 선수, 킬리앙 음바페와 폴 포그바다. 두 선수를 모두 데려오려면 최소 3억파운드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에게까지 투자할 여력이 없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2023년 6월말까지 계약돼 있다. '거상'으로 유명한 토트넘 입장에서 최고의 선수를 순순히 넘겨줄리 없다. 토트넘은 최소 1억3500만파운드 이상을 원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자금 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 아무리 레알 마드리드라고 하더라도 1억파운드가 넘는 돈을 지불하기는 어렵다. 영국 매체 스포츠몰이 '손흥민의 이번 여름 이적은 성사되기 어렵다'고 평가한 이유다.
게다가 포지션별 불균형 문제가 있다. 공격진 보강을 원하는 지네딘 지단 감독은 리버풀의 사디오 마네를 주시 중이다. 마네는 손흥민이 주 포지션으로 뛰는 왼쪽에서 주로 활약한다. 게다가 레알 마드리드에는 이미 에당 아자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고, 부상에서 회복 중인 마르코 아센시오까지 있다. 손흥민이 공격진 어디서도 뛸 수 있기는 하지만, 중복 포지션의 선수에게 천문학적인 금액을 쓰기는 어렵다.
하지만 손흥민의 레알 마드리드행을 완전히 루머로 치부하기에는 어려운 점도 있다. 일단 레알 마드리드가 손흥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유가 중요하다. 돈 발롱이 '거함 레알 마드리드가 손흥민의 여름 영입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그 이유로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을 꼽았다. 돈 발롱은 '페레스 회장은 손흥민의 빅팬'이라고 전했다. 페레스 회장은 뼈속까지 비지니스 마인드로 가득하다. 페레스 회장이 갈락티코 정책을 추구하는 이유도, 성적 보다는 마케팅적 측면이 크다. 페레스 회장이 "호날두 이적료가 가장 쌌다"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들였지만, 그로 인해 벌어들인 수익을 계산하면 남는 장사라는 것이다.
손흥민은 페레스 회장이 원하는 포인트를 모두 갖춘 선수다. 아시아 최고 스타에, 월드클래스급 기량까지 가졌다. 스타성도 충분하다. 아시아 마케팅을 고려하면 손흥민은 더 없이 좋은 카드다. 루이스 피구를 시작으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까지 데려온 페레스 회장은 픽한 선수는 누구든 데려오는, 수완과 추진력을 갖췄다. 이미 레알 마드리드는 토트넘에서 가레스 베일, 루카 모드리치를 영입한 바 있다. 베일과 스왑딜 카드 등을 활용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실이 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지만, 축구에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