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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야구소녀' 이주영X이준혁, '대세' 연기神이 만든 웰메이드 女성장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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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여성 이야기를 넘어 꿈에 대한 이야기다."

천재 야구소녀가 졸업을 앞두고 프로를 향한 도전과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린 휴먼 성장 영화 '야구소녀'(최윤태 감독, 한국영화아카데미 제작).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야구소녀'(최윤태 감독, 한국영화아카데미 제작)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 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천재 야구소녀'로 불리는 고교 야구선수 주수인 역의 이주영, 프로 진출에 실패한 과거의 상처를 가진 야구부 코치 최진태 역의 이준혁, 그리고 최윤태 감독이 참석했다.

2019년 열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돼 전 세계 씨네필의 관심을 받은 작품 '야구소녀'. 최고구속 134km, 볼 회전력의 강점으로 '천재 야구소녀'라는 별명을 얻으며 주목받았지만 편견에 가로막혀 제대로 된 기회조차 받지 못함에도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고교 야구선수의 성장기를 현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고교 졸업 후 오로지 프로팀에 입단해 계속해서 야구를 하는 것이 꿈이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평가도, 기회도 잡지 못하는 메시지를 담은 '야구소녀'는 녹록하지 않은 현실 속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편견을 당당히 맞서고 마주하는 주인공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 용기와 가슴 뭉클한 힐링을 전한다.

지난해 한국 영화계를 뜨겁게 달군 '벌새'(김보라 감독)에 이어 웰메이드 여성 성장 영화로 등극한 '야구소녀'는 특히 주인공 주수인을 연기한 이주영의 열연이 빛난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지난 3월 종영한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트랜스젠더 마현이로 파격 열연을 선보인 이주영. '2020 아이콘'으로 손꼽히는 이주영이 '야구소녀'에서는 세상의 편견과 유리천장에 가로막혀 제대로 된 기회조차 받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고교 야구선수 주수인으로 완벽히 변신,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만드는 데 성공하며 충무로 '대세 배우'임을 입증했다.

이날 최윤태 감독은 "추운 겨울날 힘들게 찍은 영화다. 다른 영화보다 작은 예산으로 촬영해야 했다. 힘든 부분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기본에 충실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처음 이 이야기를 생각한 것은 야구하는 소녀의 인터뷰를 보고 시작하게 됐다. 아내가 당연히 여자는 프로야구 선수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더라. 그때 내가 여자도 프로가 될 수 있다고 하니 신기해했다. 그때 이런 이야기라면 모두가 신기해할 것 같아 기획하게 됐다. 처음 시나리오를 쓸 때는 여성 인권에 더욱 가까운 이야기였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쓰면서 여성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꿈의 이야기로 확장된 것 같다"고 소신을 전했다.

또한 '대세' 배우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 "이주영과 이준혁을 캐스팅한 것은 내가 선택한 것보다 두 배우가 이 작품을 선택해준 게 더 어울릴 것 같다. 주수인 캐릭터를 캐스팅하는 과정은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다. 단순하게 연기를 잘하는 것만이 아니라 이미지만으로도 존재감이 돋보일 수 있는 배우가 연기해주길 바랐다. 그래서 가장 먼저 생각이 났던 배우가 이주영이였다. 이준혁은 미팅 하기 전에는 걱정을 했던 부분이 있었다. 외모가 너무 잘생겨서 과연 이 영화에 어울릴까 걱정했다. 실제로 미팅을 할 때 이준혁이 가지고 있는 선한 성격이 내게 많은 울림을 줬다. 그래서 같이 작업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답했다.

이주영은 "어려운 시국에 극장에 와줘서 감사하다. 힘들게 온 만큼 우리 영화가 좋은 기운을 주는 시간이길 바란다"며 "처음 '야구소녀'를 제안받았을 때 드라마를 끝내고 휴식기를 가질 때였다. 영화에 많이 목말랐고 내가 주력하면서 작품을 끌고 가고 싶다는 욕망이 컸다. 그때 제안을 받은 작품이 '야구소녀'였다. 내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작품은 첫 인상부터 강렬했다. '야구소녀'도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굉장히 하고 싶었고 큰 매력을 느꼈다. 최윤태 감독을 만나고 오래 이야기를 했는데 '야구소녀'를 만들어 가는데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집중있게 큰 관점의 이야기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고민없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야구 연습은 1달 정도 연습을 했다. 프로 야구 선수처럼 보이기엔 부족한 시간이었다. 프로를 준비하고 있는 남자 선수들 사이에서 훈련을 했는데 그런 과정에서 시나리오, 캐릭터 이야기를 최윤태 감독과 하면서 캐릭터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또 내가 신체 훈련하면서 겪은 어려움과 감정이 주수인도 겪을 것 같았다. 그런 지점이 훈련을 하면서 받았던 좋은 기운이었던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투구하는 폼이나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실제와 비슷할지 모르겠지만 주어진 시간 안에 조금이나마 비슷하게, 실제 선수들에게 누가되지 않도록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의 훈련에 임했다"고 노력을 전했다.

이준혁은 "너무 힘든 시기에 와주셔서 감사하다. 과거 신인 배우가 내게 조언을 구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도 모르게 힘든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제 막 시작하는 배우였는데 내게 희망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것 같다. '야구소녀' 시나리오를 보고 문득 그 친구가 생각나 연락해 '미안하다'고 했다. 그런 말 한 마디가 생각나는 작품인 것 같다. 힘든 시기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작품을 결정하게 됐다. 당시엔 야구 연습하고 살도 찌웠는데 무엇보다 제일 힘든 것은 추웠던 게 가장 힘들었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그는 "살을 찌우기 위해 한계치까지 많이 먹어야 했다. 좋아하는 것을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야구소녀'는 이주영, 이준혁, 염혜란, 송영규, 곽동연, 주해은 등이 출연하고 최윤태 감독의 첫 장편영화 연출작이다. 오는 18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