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얼굴만 봐도 좋아요."
최근 맹활약 중인 전병우를 떠올리며, 손 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시즌 초반 연패가 잦았던 키움은 최근 2연승, 5연승을 달리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7일 고척 LG 트윈스전에서 패하며 연승에 제동이 걸렸지만, 17승13패로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3위 LG와는 불과 1.5경기 차. 고비에서 거둔 성과라 의미가 있다. 키움에는 현재 외국인 타자가 없다. 게다가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이 팔꿈치 염증으로 빠졌는데도 무너지지 않았다. 3루수 고민도 조금씩 지워가고 있다.
공교롭게도 외국인 타자 테일러 모터가 방출된 후 국내 선수들이 동반 활약 중이다. 전병우는 현재 팀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한 명이다.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전병우는 개막 엔트리에 합류했다. 그러나 적은 기회 속에서 지난달 21일 1군에서 말소됐다. 전병우는 2군에서 약간의 변화를 줬다. 꼿꼿이 세워놓고 치던 배트를 눕혔다. 성적 압박 없이 2군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다 보니 타격이 좋아졌다.
5월 31일 1군으로 복귀했고, 이후 7경기에서 타율 3할7푼9리(29타수 11안타), 1홈런, 8타점으로 활약했다. 이 기간 팀 내 타율 3위, 타점 2위에 올랐다. 견고한 수비도 눈에 띄었다. 손 혁 키움 감독은 7일 "얼굴만 봐도 좋다. 어디 가 있어도 공을 다 잡고, 잘 친다. 전병우, 김웅빈, 허정협 등 다 자기 위치에서 제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면서 "이렇게 잘해주면 편안하게 외국인 선수를 기다릴 수 있다. 자신감이 생기니 가지고 있는 실력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고 칭찬했다.
지난달 29일 처음 등록된 김웅빈도 타격감이 나쁘지 않다. 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3리(22타수 6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김웅빈은 시즌 전부터 5~6번 타자로 기대를 모았다. 타격 능력은 이미 검증된 내야수. 그러나 시즌 전 오른팔을 다쳐 재활의 과정을 거쳤다. 김웅빈은 "쉬었다 가라는 의미라 생각하고 잘 준비했다. 몸 상태는 캠프에 갔다 와서보다 지금이 더 좋다"면서 "항상 경쟁이다. 잘해서 내 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핫코너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외국인 영입에도 여유가 생겼다. 키움은 이미 확보해둔 외국인 리스트가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은 실전을 치르지 못한 채 개인 훈련에 의존하고 있다. 무턱대고 영입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의 정상 개막과 로스터 정리에 시간이 걸린다. 키움은 전체 포지션을 두루 살피고 있다. 내야가 지금처럼 안정된다면, 외야수 영입 가능성이 높아진다. 확실히 생각할 시간은 벌었다.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