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최영진이 뷰캐넌에게 진 빚을 제대로 갚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수비에서 진 빚을 타격으로 갚았다. 최영진은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서 열린 SK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 5번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말 부터 악몽이 찾아왔다. 2사 1루에서 로맥의 느린 3루 땅볼을 급하게 처리하려다 더듬으며 놓치는 실책을 범했다. 이닝이 끝날 수 있는 상황이 2사 1,2루가 됐다. 살짝 흔들린 선발 뷰캐넌은 설상가상 후속 오준혁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2사 만루.
3연패 속 무겁게 가라앉은 팀 분위기. 자칫 초반 분위기가 단숨에 넘어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무사히 넘어가길 간절히 빈 최영진의 기도가 통했다. 뷰캐넌은 후속 윤석민을 3루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비록 실점 없이 넘어갔지만 뷰캐넌의 투구수가 7개 늘어난 점은 두고 두고 미안한 노릇이었다.
빚을 갚을 기회는 0-0이던 4회초에 찾아왔다. 선두 박찬도의 안타와 살라디노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벤치는 최영진에게 해결할 기회를 줬다. 4번 이성규에게 보내기 번트 지시. 1사 2,3루에서 최영진이 두번째 타석에 섰다. 눈을 부릅 뜨고 타석에 선 최영진은 SK 선발 문승원의 초구 123㎞ 커브를 간결한 스윙으로 중견수 앞에 떨어뜨렸다. 선제 2타점 적시타.
뷰캐넌에게 큰 힘을 준 한방이었다. 경기가 3대0으로 끝나면서 최영진의 선제 타점은 그대로 결승타가 됐다. 1회말 수비 이후 무거웠던 최영진의 마음이 홀가분해 지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허삼영 감독은 "최영진이 최근 스트레스가 많았을 텐데 중요한 찬스에서 좋은 안타를 쳐줬다"고 말했다. 시즌 초 외야 수비까지 소화하면서 시행착오 끝에 퓨처스리그까지 다녀온 마음고생을 포괄적으로 위로한 언급이었다. 선발 뷰캐넌은 이날 경기 후 "1회 최영진의 실책은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실책이란 그저 게임의 일부일 뿐이다. 최영진은 2타점 선제 적시타까지 쳐줬다"며 환하게 웃었다.
대인배 뷰캐넌의 마음을 읽은 최영진의 천금 같은 결승타. 두 선수의 이심전심이 삼성의 3연패 탈출을 이끄는 순간이었다.
인천=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