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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핫포커스]늪에 빠진 한화, 감독 특훈+박찬호 응원도 효과無…어느덧 '12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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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설마하던 그날이 가까워지고 있다. 어느덧 한화 이글스 프랜차이즈 사상 최다인 13연패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한화는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1위'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4차전에서 2대13으로 완패했다.

연패 탈출을 위한 한화의 기원은 간절했다. 한용덕 감독이 팔을 걷어붙인 '배팅볼 특훈'도, 레전드 박찬호의 기운찬 응원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한용덕 감독은 경기 전 타격 훈련에 직접 배팅볼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한 감독에게 배팅볼 피칭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그는 1987년 배팅볼 투수 겸 연습생으로 한화(당시 빙그레)에 입단했다. 이후 실력을 인정받아 프로 통산 120승의 투수로 성장했지만, 은퇴 이후에도 팔꿈치 부상이 따라붙었다. 때문에 현재는 등산 외에 이렇다할 운동을 즐기지 않는 처지다.

하지만 팀타율·OPS·홈런 최하위, 병살타 2위, 리그 11연패의 끝없는 터널에 짓눌린 타선의 기 살리기를 위해 한 감독이 직접 나섰다. 선수들의 검은색 연습복 사이에서 한 감독의 주황색 유니폼은 한층 눈에 띄었다.

한 감독이 정규시즌 훈련에서 배팅볼 피칭에 나선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약 2년만이다. 부임 첫해까지는 선수들과의 소통 차원에서 종종 배팅볼을 던졌지만, 이후 팔꿈치 통증 때문에 자제해왔다. 하지만 이날 한 감독은 체감온도 33도, 그늘에서도 땀이 뚝뚝 떨어지는 무더위 속에서도 약 20분에 걸쳐 묵묵히 배팅볼 피칭을 소화했다. 입가에는 미소가 어렸지만, 현역 시절 못지 않은 진지한 태도가 돋보였다.



경기 중인 3회말 전광판에는 박찬호가 딸과 함께 등장했다. 무관중 경기가 진행중인 올시즌, 한화는 매 경기 팬들의 응원 영상으로 전광판을 채우고 있다. 그런데 예고없이 국민영웅 박찬호가 등장한 것. 박찬호는 은퇴를 앞둔 지난 2012년, 고향팀 한화에서 선수로서 마지막 해를 보낸 바 있다.

박찬호는 "한화 이글스 후배님들, 요즘 많이 힘들죠?"라며 위로에 나섰다. 그는 "잘했던 기억들을 상기하면서 다시 한번 독수리의 날개를 펴기 바란다. 당신들은 할 수 있다"며 후배들의 용기를 북돋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공수에서 NC의 압도적인 전력만 돋보인 한 판이었다. NC는 1회 나성범의 선제 투런포를 시작으로 4회 알테어 솔로포, 5회 강진성 3점포, 9회 나성범의 쐐기포까지 홈런 4개 포함 17안타를 몰아치며 무려 13득점을 올렸다.

이에 맞선 한화는 단 3안타에 그쳤다. 그나마도 9회말 대타로 나선 최진행의 2점 홈런 덕분에 가까스로 영패 위기를 면했다. 주전 선수 중에는 정진호와 송광민이 안타 하나씩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고비 때마다 터진 3번의 병살타는 번번이 공격의 맥을 끊었다. NC 선발 라이트와 3번째 투수 홍성무에게 도합 11개의 삼진을 빼앗겼다.

한화는 선발 장시환이 4회 무사에서 강판된 이래 8회까지 이현호 김진영 안영명 윤대경 등 많은 투수진을 소모했다. 한 감독은 야수 노시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노시환은 나성범에게 2점 홈런을 내주긴 했지만, 무사히 한 이닝을 마무리하며 추가적인 불펜 소모를 막았다.

이날 패배로 한화는 12연패가 됐다. 한화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다 연패는 김응용 감독 시절인 2013년 기록한 13연패다. 2패만 추가되면 구단 흑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린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