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타선은 홈런 군단, 선발은 무실점 위력투. NC 다이노스가 1위팀의 위엄을 마음껏 뽐냈다. 한화는 12연패의 늪에 빠졌다. 창단 최다 연패 타이까지 한 걸음 남았다.
NC는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는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4차전에서 나성범과 알테어, 강진성의 홈런을 앞세워 13대2 완승을 거뒀다.
11연패에 빠진 최하위팀과 압도적 리그 1위팀의 맞대결이었다. 경기 전부터 무게추는 기울어진 듯 했다. 거듭된 연패에 몰린 한화에게 NC는 거대한 벽처럼 보였다. 한화는 개막 이후 처음으로 이성열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김태균을 4번에 배치하며 연패 탈출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팀 레전드인 '코리안특급' 박찬호는 "다시 한번 독수리의 날개를 펴라, 할 수 있습니다. 한화 이글스 파이팅!"을 외치는 영상으로 응원에 나섰다.
NC는 한화 선발 장시환을 겨냥해 좌타자인 박민우 이명기 나성범을 1~3번에 전진 배치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아직 100경기 넘게 남았다"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1위팀 감독다운 여유를 드러냈다. "나성범이 파워 배팅의 노하우를 갖춰가고 있다"며 자부심을 보이는 한편, 시즌초 부진을 떨쳐낸 알테어를 향해 "공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공헌도가 크다. 수비가 정말 편안하다"고 격려했다. 신데렐라 강진성에 대해 "데뷔 8년만에 매경기 선발로 나가고 있으니 야구가 재미있을 것"이라며 기특해하기도 했다.
팀 홈런, OPS(출루율+장타율), 타점 전체 1위에 빛나는 '홈런군단' NC의 타선은 쉴새없이 한화 마운드를 맹폭했다. 1회 나성범의 선제포를 시작으로 알테어가 4회 솔로 홈런, 강진성이 5회 3점 홈런을 잇따라 쏘아올렸다. 1번 박민우부터 9번 권희동까지, 선발 9명 전원 안타도 때려냈다. 홈런 4개 포함 장단 17안타가 쏟아졌다.
한화로선 12연패 기간 내내 거듭된 경기 양상과 흡사했다. 2회 1사 만루, 3회 무사 1루, 7회 무사 1루까지 병살타가 맥을 끊었다. 어렵사리 잡은 기회에도 적시타는 터지지 않았다. NC 선발 라이트는 최고 구속 152㎞의 직구와 149㎞의 투심, 143㎞의 슬라이더 등 압도적인 구위를 뽐냈다. 6회까지 안타 2개, 볼넷 4개만을 허용하며 한화 타선을 찍어눌렀다. 투구수는 95개, 삼진 7개도 돋보였다. 남은 이닝은 홍성민과 홍성무로 마무리했다.
한화 선발 장시환은 3회 안타 하나와 볼넷 3개, 폭투 2개를 묶어 1실점으로 버텨내기도 했지만, 결국 4회 들어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강판됐다. 최고 구속 148㎞의 직구도 제구과 변화구의 뒷받침 없이는 위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두번째 투수 이현호가 무실점으로 막아준 덕분에 추가 실점은 없었다. 하지만 올시즌 1승4패, 4경기 연속 5이닝 이하 피칭이다.
3~4번째 투수로 나선 김진영과 안영명도 잇따라 NC에 3점씩을 내줬다. 안영명은 알테어 권희동 박민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데다 2루수 정은원의 실책까지 겹치며 4실점(2자책)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9회 마운드에 유격수 노시환을 올렸다. 이미 5명의 투수가 등판한 이상, 추가적인 마운드 소모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노시환은 이명기와 김태군을 외야 플라이로, 김태진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며 한 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나성범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으며 13점째를 내줬다.
한화는 9회말 최진행의 투런 홈런으로 영패를 면하는데 그쳤다. NC는 여유있는 리드 속에 전날 콜업한 투수 홍성민을 비롯해 김찬형 이원재 김성욱 등 폭넓은 선수층을 테스트하는 여유를 보였다.
한화는 지난 1986년 창단 이래 단일 시즌 최다 연패라는 불명예의 기로에 섰다. 종전 프랜차이즈 최다 연패 기록은 김응용 감독 시절인 지난 2013년 기록한 개막 13연패다. 여기에 2012년의 1승1무를 더하면 14연패가 된다. KBO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은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18연패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