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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나는 운이 좋은 배우"…'흥행 퀸' 신혜선, 첫 주연 '결백'에 담은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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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딕션 요정? 시청률의 여왕? 전 운이 좋은 사람이죠."

추적 영화 '결백'(박상현 감독, 영화사 이디오플랜 제작)에서 대형 로펌 에이스 변호사이자 살인 사건의 용의자인 채화자(배종옥)의 딸 안정인을 연기한 배우 신혜선(31). 그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결백'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결백'은 2009년 전남 순천에서 발생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많은 기대 속 지난 3월 5일 관객을 만날 예정이었던 '결백'은 코로나19 확산으로 5월 27일 개봉으로 변경, 개봉을 앞두고 다시금 코로나19 상황이 재확산되면서 오는 10일 개봉을 바꾸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지난 4일 개봉한 '침입자'(손원평 감독)에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극장에 개봉하는 두 번째 한국 상업 영화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결백'은 기대 반, 걱정 반 지난 3일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공개해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스토리를 더욱더 쫀쫀하게 만든 '연기 신' 신혜선, 배종옥, 허진호 등이 가세,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을 더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 '결백'. 특히 '결백'의 전반을 책임진 신혜선은 첫 스크린 주연작임에도 흔들림 없는 연기력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KBS2 드라마 '학교 2013'을 통해 데뷔한 신혜선은 KBS2 '아이가 다섯', SBS '푸른 바다의 전설', tvN '비밀의 숲', KBS2 '황금빛 내 인생' 등 맡은 작품마다 대중의 큰 사랑을 받으며 '시청률의 여왕'으로 등극한바, '결백'에서는 기억을 잃은 엄마의 결백을 밝히고자 고군분투하는 변호사로 스크린을 정조준했다. 극 중 당찬 외면과 진실에 다가설수록 혼란에 빠지는 내면 연기를 소화한 신혜선은 그동안 다양한 작품으로 견고히 쌓은 연기 내공을 발휘하며 스크린 첫 주연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코로나19 사태로 '결백'의 개봉이 계속 연기된 것에 신혜선은 "사실 개봉하기까지 너무 걱정됐다. 매일 검색했던 게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져서 '살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싶었는데 이게 전 세계적으로 고통받게 되니까 당장 내 영화의 개봉이 늦어져서 억울하다는 기분보다는 빨리 잘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영화를 보러 와준 관객들에게도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든다. 다들 불편하시겠지만 꼭 마스크 쓰고 거리 지켜면서 관람하셨으면 좋겠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나도 일을 쉬게 됐다. 데뷔해서 처음으로 몇 개월을 쉬어봤다. 집에서만 생활해야 하는 것이 처음 몇 주는 힘들더라. 하지만 적응하니 나름 괜찮더라. 보통은 일하고 싶고 몸이 근질근질했는데 이번에 자가격리는 금새 적응했다. 지금은 다시 일하면서 밖으로 나오는 게 적응이 안 된다. 시간이 필요했다"고 웃었다.

드라마에서는 다작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신혜선이지만 영화로는 첫 주연을 맡게 된 신혜선. 그는 "아직도 신인의 기분이다. 갓 데뷔했을 때 매체를 통해 내 얼굴이 보이는 걸 보면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는데 지금 또 그런 느낌이 든다. 요즘에는 아침에 눈 뜨면 긴장되는, 울렁증 같은 게 생겼다. 지금 나는 이 영화에 대한 객관성을 좀 잃은 것 같다. 아무래도 처음 호흡을 끌고 가는 주연작이라 스스로 내 영화를 보는 데 객관성을 잃었다. 내가 잘했는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그저 아쉽기만 하고 후회만 된다. 몇 년 후에 익숙해진 이후 '결백'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었을 것 같다"며 머쓱해 했다.

또한 신혜선은 '결백'을 향한 가족들의 지지와 응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정말 이 영화는 감회가 새롭다. 내 얼굴이 스크린에 크게 나오는 건 처음이었다. 누구보다 아빠가 굉장히 좋아하셨다. 우리 영화의 개봉을 아빠가 제일 기다리셨다. 또 외할머니가 내가 하는 배우 직업을 굉장히 좋아해 주고 지지해주셨는데 얼마 전 돌아가셨다. 외할머니가 '결백'을 기다리다 2주 전에 돌아가셨는데 그래서 감회가 새로운 것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안타깝다. '결백'은 우리 집안에서 기다린 작품이었다"고 울먹였다.

무엇보다 신혜선은 아버지의 강력 추천으로 출연을 결정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면서 "아빠가 시나리오를 보고 이 작품을 꼭 하라고 했다. 아빠가 내 일에 대해 관여를 안 하시는데, 이번에는 강력히 추천했다. 우연히 식탁 위에 '결백' 시나리오를 두고 나갔다 왔는데 그사이에 아빠가 이 시나리오를 읽고 작품을 추천했다. 나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아빠 세대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구나 싶어서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신혜선은 첫 주연작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놨다. 그는 "이 작품은 내게 첫 주연작인데 스스로는 반성의 작품, 자기 성찰의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드라마는 사전 제작이 아닌 이상에야 시청자 반응을 바로 알 수 있다. 내 연기를 보고 공감을 하느냐, 하지 못하느냐 하는 걸 기다리는 게 가장 떨리는 일이다. 내가 사람들을 이 캐릭터에 이해시킬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다. 영화는 바로바로 알 수 없다. 현장에서 오랜 기간 찍고 편집도 기다려야 하고 개봉도 기다려야 하고 관객의 반응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지점에 있어서 스스로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캐릭터도 다양하고, 연이은 작품들이 계속 대비되는 역할을 해 좋게 평가를 받은 것 같다. 다른 모습을 찾아가는데 수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운이 좋았다"며 "앞으로 나에게 바라는 지점은 긴장을 조금 줄이는 것이다. 처음에 대한 울렁증이 정말 심하다. 처음을 어려워하는 사람이다. 이 작품도 첫 스크린 작품이라 긴장이 더 된다. 첫 촬영, 첫 리딩, 첫 작품 등 처음에서 벗어나고 싶다. 처음이라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딕션 요정' '시청률 여왕'이라는 평가에 대해 "내 발음이 좋다고 하지만 사실 비음도 있고 시끄럽게 상대의 귀에 때리는 목소리라 더 잘 들리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이 세상에 발음이 안 좋은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딕션이 좋다고 인정이라기보다는 그걸 보면서 부족한 점이 보여 신경을 쓰려고 한다"고 겸손을 보였다.

그는 "요즘 영화 홍보를 위해 돌아다니면 꼭 딕션 이야기를 해주시더라. 창피한 칭찬이지만 감사하게 여기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칭찬을 너무 좋아한다. 누가 칭찬 댓글을 써주면 기분이 좋아 그 댓글을 100번 정도 읽는다. 칭찬하면 고래도 춤춘다고 하지 않나? 내 마음도 춤추고, 한마디로 난리 난다. 누가 연기를 잘한다고 칭찬해주면 스스로도 욕심이 난다. '부끄럽지 않게 연기를 해야겠다'라는 다짐도 해본다. 그런데 그게 또 독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요즘에는 의연한 태도를 보이려고 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결백'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에서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 홍경, 태항호 등이 가세했고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사생결단' '그때 그사람들' 조감독 출신 박상현 감독의 첫 상업 영화 데뷔작이다. '결백'은 지난달 27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연기, 오는 1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키다리이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