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배종옥(56)이 "데뷔 35년 차, 연기하고 있을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추적 영화 '결백'(박상현 감독, 영화사 이디오플랜 제작)에서 기억을 잃고 살인 용의자가 된 안정인(신혜선)의 엄마 채화자를 연기한 배종옥. 그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결백'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결백'은 2009년 전남 순천에서 발생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많은 기대 속 지난 3월 5일 관객을 만날 예정이었던 '결백'은 코로나19 확산으로 5월 27일 개봉으로 변경, 개봉을 앞두고 다시금 코로나19 상황이 재확산되면서 오는 10일 개봉을 바꾸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지난 4일 개봉한 '침입자'(손원평 감독)에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극장에 개봉하는 두 번째 한국 상업 영화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결백'은 기대 반, 걱정 반 지난 3일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공개해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스토리를 더욱더 쫀쫀하게 만든 '연기 신' 신혜선, 배종옥, 허진호 등이 가세,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열연을 더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 '결백'. 특히 신혜선과 함께 투톱 주연으로 '결백'의 스토리를 이끈 배종옥은 명불허전 명품 연기로 다시 한번 '인생 캐릭터' 경신을 예고했다.
극 중 30년의 세월을 뛰어넘기 위해 촬영마다 3시간의 특수 분장을 감행한 그는 시골 촌부로 파격 변신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 배종옥은 기억을 잃은 혼란스러운 내면 연기는 물론 자신보다 자식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가슴 절절한 모성애 연기로 명품 배우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날 배종옥은 1985년 KBS 특채 연기자로 데뷔한 이후 올해 35년 차를 맞은 '대배우'로서 연기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전했다. 그는 "나는 천재성이 있고 기질이 있는 배우들이 늘 부러웠다. 신인 때 나는 정말 연기를 못 했다. 그래서 신이 ㄴ때는 배우를 안 하려고 한 시간도 3년정도 있다. 연기를 하는 것에 있어서 발 하나만 담근 기분이었다. 그런 고민 이후 KBS2 드라마 '왕룡일가'를 기점으로 배우로 완전 마음을 굳혔다. 나는 공부하면서 만들어가는 배우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이어 "천재적인 배우들은 어떤 부분 자신에게 맞는 배역이 왔을 때 빛나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것만큼 고독한 사람이 없다. 나처럼 공부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성공시킨 배우들은 빛나는 시간은 없다고 해도 꾸준히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재미와 과정이 있다. 그럼에도 빛나는 배우들의 천재성이 부러울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배종옥은 "최근 연기 학원을 차렸다. 후배들이 내게 연기를 배우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또 예전에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연기를 가르치기도 했다. 공부하고 싶어하는 후배들을 많이 보고 실제로 기성 배우들에게 연기좀 가르쳐 달라는 의뢰를 받기도 했다. 그때는 내 것에 빠져있어서 고사했는데 지금은 학원도 하고 있고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같이 논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연기를 하고 있을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연기를 계속하고 있고 이게 내 직업이 된 것 같다. 요즘 젊은 배우들의 연기는 굉장히 자연스럽더라. 확 흡수해서 발산하는 느낌이었다. 가끔 그들을 보면서 '내가 구시대적인 연기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면서 '내 연기에 변화를 줘야 하나' 싶기도 하다. 내가 변화시켜야 할 부분은 빨리 변화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결백'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에서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 홍경, 태항호 등이 가세했고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사생결단' '그때 그사람들' 조감독 출신 박상현 감독의 첫 상업 영화 데뷔작이다. '결백'은 지난달 27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연기, 오는 1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키다리이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