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함덕주(25)는 흔들리던 불펜에서 건재했다. 두산 베어스를 구해냈다.
함덕주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20시즌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 8회 1사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8회에만 세 번째 투수였다. 7회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워 4점을 따내며 5-1로 앞선 8회 초 두산 불펜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 않아도 두산은 불안한 불펜 때문에 가슴 졸이는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10개 구단 중 9위(7.34)에 처져있다. 지난 4일 수원 KT전만 해도 그렇다. 4회까지 12점을 뽑아낸 타선 덕분에 실점을 해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9회 이승진이 올라와 3실점한 뒤 윤명준이 마운드를 이어받아 뒤늦게 발동이 걸린 KT 타선의 불을 껐다.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태형 두산 감독은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올 시즌만큼 불펜에서 힘든 적이 있었나"라는 질문을 받자 김 감독은 "그래도 (함)덕주가 잘 해주고 있다. 안 풀린다고 생각하면 운영하기 힘들다. 어떻게든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해야된다. 올해 선발들이 잘 던져주고 있고 방망이도 쳐줄때는 확실히 쳐준다. 아직까지 괜찮다. 우리 팀이 쉽게 무너지는 전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의 칭찬 덕분일까. 함덕주가 펄펄 날았다. 함덕주는 1사 만루 상황에서도 자신의 공을 뿌렸다.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면서 KIA의 용병술을 무력화시켰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1사 만루 상황에서 장영석 대신 황대인 대타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함덕주는 공격적인 투구로 황대인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한승택도 삼진으로 유도했다.
9회 초에도 함덕주의 피칭은 눈부셨다. 선두 김규성을 삼진으로 연결했고, 김호령마저 삼진으로 마무리하면서 4연속 삼진 퍼레이드를 펼쳤다. 이후 박찬호를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키면서 세이브를 챙겼다.
경기가 끝난 뒤 함덕주는 "위기상황에서 공격적인 투구를 하고자 했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고 들어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시즌 초반 야수 형들이 너무 잘 쳐주고 있고 투수 형들이 좋은 말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선발 이영하가 자기 역할을 다 했다. 함덕주도 위기 상황에서 최고의 피칭을 했다. 신인답지 않은 모습을 보인 양찬열의 첫 안타를 축하한다. 찬스에서 집중력을 보인 타자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전했다. 잠실=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