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손에 쥐고 있는 것을 너무 꽉 쥐려다 오히려 다 날려버렸다."
SK 와이번스 문승원이 자신의 부진의 원인을 표현한 말이다. 그동안 너무 승리에 욕심을 냈다는 것이다.
문승원은 시즌 개막후 4경기에서 1승도 얻지 못하고 1패만을 기록하고 있었다. 승리의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첫 등판이었던 8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서 호투를 펼치다가 갑자기 무너지면서 꼬인 것이 계속 풀리지 못했다. 당시 6회초까지 6-1로 앞서고 있었고, 문승원은 5회까지 4안타 1실점의 호투 행진을 하고 있었다. 워낙 구위가 좋아 6이닝을 넘어 7회까지도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6회말에만 3점을 주면서 2아웃까지만 잡고 생각보다 일찍 강판이 됐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지만 이후 불펜이 무너지면서 역전패를 했고, 이후 SK와 문승원은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후 21일 키움전(4⅓이닝 6실점), 27일 두산전(4⅔이닝 4실점)에선 5회를 넘기지 못했다. 5회만 되면 이상하게 실점을 하게 됐다.
절치부심한 2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선 5회에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고 했다. 다행히 삼자범퇴로 가볍게 넘긴 문승원은 6회도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안타로 막아낸 뒤 7회에 정영일로 교체됐다. 6이닝 3안타 1실점의 쾌투로 시즌 첫 승을 신고. 문승원은 3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5회만 더 강하게, 정교하게 던져서 정타 안맞도록 하려고 해서 5회를 넘어갈 수 있었다"라고 했다.
지난해 11승을 거둬 처음으로 두자릿수 승리를 한 문승원은 올시즌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을 했으나 초반 결과는 생각과는 반대였다. "준비를 많이 했는데 준비한 것에 비해 결과가 안나오다 보니까 많이 힘들었다"면서 "모든 선수가 준비한대로 결과가 나오면 다 잘해야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받아들이고 꽉 안쥐려고 하니까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그는 "손에 쥐고 있는 걸 너무 꽉 쥐려다가 다 날려버렸다. 승리에 대한 욕심이 너무 많았다"라고 자신을 되돌아 봤다. 이어 "전력분석팀에서 데이터를 보면 작년보다 조금씩 더 좋아졌다고 하더라. 준비한게 데이터로는 나오는 구나라고 생각했고 이기려고 안하면, 욕심만 안내면 되겠다라고 생각했다"라고 멘탈 관리를 했다고 했다. 특히 최상덕 투수코치와 면담을 통해 마음을 다스렸다고. 문승원은 "이 자리를 빌어 최 코치님께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첫 승을 함께하 새 포수 이흥련과의 호흡에 만족감을 표시. 문승원은 "경기전 전력분석 때 얘기했던 것을 시합때 할 수 있게 해줘서 좋았다"라면서 "최근 슬라이더 의존도가 좀 높아서 이번엔 변화구를 다양하게 구사하려고 했는데 생각대로 잘 됐다"라고 했다.
3일 NC전에 선발 등판하는 이건욱과는 룸메이트. 문승원은 "아직 상대팀이 이건욱에 대해서 생소하다. 데이터가 쌓일 때까지는 과감하게 승부하라고 조언했다"라고 말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