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롯데 자이언츠 베테랑 타자 정 훈(33)의 1군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정 훈이 MRI 촬영 결과 많이 좋아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80~90% 정도 회복이 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빠르면 오는 6일(사직 KT 위즈전)부터 기술 훈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정 훈은 지난 1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내복사근 파열로 4주 이상 회복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허 감독은 "예상보다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한다"고 말했다.
정 훈은 롯데의 올 시즌 초반 상승세에 빼놓을 수 없었던 선수다. 8경기 타율 3할6푼7리, 1홈런 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77을 기록했다. 하위 타선에서 지명 타자-1루수를 오가면서 중요한 순간마다 타점을 만들어냈다. 2018시즌 막판 5강 경쟁 당시 '히든카드'의 면모를 되살렸다는 평가. 그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롯데는 공교롭게도 타선 침체기에 빠지며 승수 쌓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복귀를 향한 정 훈의 의지는 남달랐다. 부상 중에도 팀 훈련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활약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허 감독 뿐만 아니라 코치진, 동료 및 후배들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맡았다. 허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솔선수범해 훈련에 임하고 후배들을 이끌어주고 있다. 감독으로서 너무 고마운 부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 훈이 1군에 복귀한다면 롯데 타선은 시즌 초반의 힘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는 민병헌 전준우 손아섭 이대호 안치홍으로 이어지는 '국대급 상위타선'을 갖췄지만, 하위 타선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훈과 함께 초반 맹활약 했던 딕슨 마차도가 타격 부진을 겪으면서 이런 현상은 심화된 상황. 정 훈이 하위 타선에 복귀하면 그만큼 부담을 덜게 된다. 수비에서도 지명 타자-1루수를 오가고 있는 이대호와 플래툰을 구성하면서 시너지를 냈던 시즌 초반의 모습을 기대케 한다.
허 감독은 정 훈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 긴 시즌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부상 재발 우려를 말끔히 씻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정 훈이 기술 훈련을 통해 몸 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재차 확인할 때 복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 훈련 돌입 시기를 고려하면, 내주 쯤 1군 무대에서 다시 모습을 보게 될 전망. 그러나 복귀 의지가 강하고 회복 속도가 빠른 정 훈의 페이스를 볼 때 빠르면 주말 시리즈부터 타순에 다시 이름을 올리는 모습도 기대해 볼 만하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