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필승조의 평균자책점(ERA)은 1점대(0.77)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추격조의 ERA은 10점대(9.79)에 가깝다. 벌어진 틈새를 좁혀야 5강이 가능해 보인다. 개막 이후 5월 한 달을 5할 승률로 마친 KIA 타이거즈 얘기다.
항상 이기는 경기만 할 수 없다. 때로는 짜릿한 역전승도 필요하다. 그럴 때 요구되는 것이 추격조의 버티기 능력이다. 마운드가 버텨주면 타자들이 힘을 낼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 그러나 2020시즌 KIA의 추격조는 좀처럼 버텨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31일 광주 LG전이 명확한 예다. KIA는 4회까지 4-5, 한 점차로 뒤지고 있었다. 선발 드류 가뇽의 투구수가 많아 5회 투수 교체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운드에는 필승조가 아닌 추격조가 올라왔다. 먼저 홍건희였다. 지난 시즌 대체선발로 경험을 쌓았지만 올 시즌 선발 경쟁에서 밀려 추격조로 보직을 옮긴 홍건희는 이날 ⅔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3실점했다. 5타자를 상대하면서 3루타 1개, 2루타 2개 등 장타를 얻어맞았다. 한 점차였던 승부는 4-8, 4점차로 벌어졌다.
다만 KIA 타선은 빅이닝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4점차는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었다. 전제조건은 마운드가 버텨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또 다른 추격조 자원인 박진태와 김현준은 LG의 다이나마이트 타선을 잠재우지 못했다. 박진태는 1⅓이닝 동안 6안타 1볼넷 3실점, 김현준은 1이닝 동안 3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다. 박진태의 ERA는 10.50, 김현준의 ERA 17.00으로 실점을 줄일 필요가 있다. 결국 점수차는 더 늘어나 승부의 추는 LG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져 버렸다.
1군 추격조가 견고하지 않다면 빠른 재편이 필요해 보인다. 1군에는 고영창이 그나마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고, 안치홍의 보상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가 대기 중이다. 2군에는 변시원과 홍상삼 정해영도 실전 경험을 쌓고 있다. 1군 선발진이 리그 ERA 2위(3.78)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는 선수들도 변화가 필요한 1군 추격조에 합류해 또 다른 경험을 쌓는 것도 투수진 뎁스를 강화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다만 1군에 올라올 수 있는 기본조건은 역시 2군에서의 기록이 될 전망이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