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연패를 당한 KT 위즈를 살린 건 시원한 타격이었다.
KT는 3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의 연타석 홈런과 선발 전원 안타 등을 묶어 12대8로 이겼다. 4번-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로하스는 5타수 2안타(2홈런) 1볼넷 5타점 3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시즌 초반 넉넉한 리드로 선발 배제성을 도왔고, KT 타선은 후반 득점으로 승리를 완성했다. KT는 고척 3연전 스윕패를 모면하면서 2연패에서 탈출했다.
올 시즌 KT의 팀 컬러는 확실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팀 평균자책점이 5.52(9위)로 마운드가 불안했다. 특히, 불펜진이 평균자책점 8.29(10위)로 선발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반면 타격은 한층 강화됐다. 팀 타율 3할4리로 1위를 질주했고, 장타율도 상위권에 올랐다. 그 중심축은 로하스와 배정대다. 늘 5월에 살아났던 로하스는 늦춰진 개막과 함께 매섭게 질주했다. 배정대는 '주전 중견수'라는 믿음과 함께 타격에 눈을 떴다.
국내 에이스 배제성을 살린 것도 타격의 힘이었다. 이날 두 팀 선발 투수 배제성과 이승호가 부진했다. KT는 초반 홈런포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로하스는 1회초 1사 1,2루 첫 타석에서 이승호의 높은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월 3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로하스의 시즌 5호 홈런. 2회초 2사 후에는 배정대가 좌월 솔로 홈런으로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었다. 조용호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에는 로하스가 좌월 투런포를 날렸다. 로하스의 개인 통산 6번째 연타석 홈런이었다. KT는 단숨에 6-0으로 달아났다. 3회 심우준의 2타점, 4회 황재균의 1타점 적시타로 확실히 승기를 굳히는 듯 했다.
전날 폭발한 키움의 화력도 막상막하였다. 평균자책점 1.07을 기록 중이던 배제성이 흔들렸다. 제구가 불안한 틈을 키움 타자들이 놓치지 않았다. 실투는 쉽게 적시타로 연결됐다. 김하성이 맹활약하면서 7회까지 8-9로 맹추격했다. 그러나 8회초 박경수의 투런포와 문상철의 적시타로 찬물으 끼얹었다. 전날 대패를 복수하는 화끈한 타격전이었다.
로하스의 초반 연타석 홈런이 컸다. 혼자 무려 5타점을 쓸어 담았고, 배제성은 7실점 부진에도 시즌 2승째를 따낼 수 있었다. 때로는 이처럼 타격의 힘이 필요하다.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