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전북 현대에서 2020시즌 벌써 5번째 퇴장 선수가 나왔다. 정규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ACL)까지 치른 총 6경기에서 5명이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런 '줄 퇴장'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우승에 도전하는 전북 구단이라면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반드시 구단 내부 점검이 필요한 부분이다"고 지적한다.
전북은 30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시즌 4라운드 원정 경기서 0대1로 졌다. 전북 센터백 홍정호가 전반 15분 레드카드를 받아 다이렉트 퇴장 당하면서 균형이 강원 쪽으로 기울었다. 수적 열세에 놓인 전북은 상대 고무열에게 헤딩 결승골(전반 36분)을 얻어맞았고, 후반 파상공세를 퍼부었지만 동점골을 뽑지 못해 정규리그 첫패(3승)를 당했다.
경험이 풍부한 국가대표급 선수 홍정호의 퇴장 장면은 명확했다. 홍정호는 볼키핑이 불안했고, 그걸 강원 조재완이 잡아 빈공간으로 치고 들어가려했다. 그순간 홍정호가 손으로 잡아 넘어트렸다. 주심(김종혁)이 멀리 않은 곳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레드카드를 꺼냈다. '명확한 득점 기회를 저지했기 때문'이라는 게 퇴장 사유였다.
홍정호에 앞서 지난 24일 대구전(2대0 승)에선 전북 공격수 조규성이 불필요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조규성은 적극적인 수비를 펼치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과격한 행동으로 연속 옐로카드를 받았다. 지나친 의욕이 화를 부른 케이스였다. 조규성은 그로인해 30일 강원전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전북은 최근 K리그 두 차례 경기서 연속 퇴장으로 팀 분위기와 전체 흐름에 나쁜 영향을 받았다. 30일 현재 3연승 후 첫패, 2위와의 격차를 벌리지 못한 채 정규리그 선두를 유지했다.
한 축구인은 "전북 선수들이 너무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플레이를 한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그랬고, 최근 정규리그에서도 그렇다"면서 "선수들의 의욕이 넘치는 건 좋지만 좀더 세련된 경기 운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구단 고참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에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북 구단은 이미 지난 2~3월 ACL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도 이와 같은 레드카드 문제가 불거졌다. 첫 상대였던 요코하마 마리노스전(2월 12일)에선 미드필더 손준호와 풀백 이 용이 경고누적으로 연달아 퇴장당했다. 손준호는 후반 24분, 이 용은 후반 37분 그라운드를 떠났다. 둘다 거칠게 상대를 막다가 옐로카드가 누적됐다. 수적 열세에 놓인 전북은 경기 내용과 결과에서 모두 밀렸다. 1대2로 졌다. 전북 선수들은 더 공격적으로 밀고 올라온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파상공세에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전북 선수들은 차분하게 대응하지 못해 화를 자초한 측면이 강했다.
더 아쉬운 건 ACL 원정 2차전 시드니FC전에서 나왔다. 수비수 최보경이 퇴장을 당했다. 후반 30분, 상대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최보경이 핸드볼 반칙을 해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수적 열세에 놓인 그 경기서 전북은 2대2로 비겼다. 꼭 잡았어야 할 경기를 비겨 조별리그 성적이 1무1패가 됐다.
전북 현대 조세 모라이스 감독도 강원전에서 심판진에 강하게 항의하다 후반 33분 퇴장당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홍정호 퇴장은 심판이 가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의를 제기할 부분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자신의 퇴장에 대해서는 "강하게 항의를 했기 때문에 퇴장당한 걸 인정한다"고 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올해 선수들의 계속 이어지는 퇴장에 대해 "더 노력 중이고, 팀 선수들도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