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첫 발을 뗀 것은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였다.
두산과 SK는 29일 각각 포수 이흥련과 외야수 김경호, 포수 권기영과 투수 이승진을 맞바꾸는 2대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2020 KBO리그 개막 후 시즌 중 이뤄진 첫 트레이드다.
두 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SK는 주전 포수 이재원이 부상으로 이탈한 뒤 백업 전력으로 빈 자리를 메우기가 쉽지 않았다. 이재원이 부상에서 복귀하기까지 남은 한 달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뒤를 받쳐줄 선수가 필요했다. '포수 왕국'으로 불리는 두산은 올 시즌 초반 마운드 부담이 가중된 상태. 두산 김태형 감독은 "SK 염경엽 감독과 대화를 나누다 '카드를 맞춰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후 구단끼리 서로 카드를 맞춰봤다"며 "감독이 2군 선수까지 세세히 알기는 쉽지 않다. 구단들이 잘 카드를 맞춘 것 같다"고 밝혔다.
야구계에선 SK의 적극적 행보가 이번 트레이드를 이끌어냈다는 분석. SK는 이재원 부상 직후부터 포수 보강을 위해 다각도로 움직였고, 여러 팀과 논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이 투수 자원을 원했지만, 카드가 잘 맞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이 1군 경험을 갖춘 이승진을 지목한 것이 결국 트레이드 성사로 이어졌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SK가 이흥련을 지목한 것도 놀랍지 않다는 분석. 이흥련은 지난해 트레이드 시장에서 몇 차례 거론됐던 이름이다. 포수 보강을 원하는 팀들이 그를 원했지만, 당시 야수 보강을 원했던 두산에 맞는 카드를 제시한 팀은 없었다. SK도 이런 흐름을 알고 있었고, 실력이나 경험 면에서 이흥련이 역할을 해줄 것으로 내다봤다. 시간이 흘러 두산의 상황이 바뀌게 됐고, 결국 트레이드가 성사로 이어지게 됐다.
두산과 SK가 움직이면서 다른 팀들의 행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시즌 개막 이후에도 여러 팀들이 물밑에서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대부분 '구상'에 그치고 있지만, 카드만 맞춰지면 급물살을 타는 트레이드의 특성상 언제든 또다른 소식이 전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추가 트레이드가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리그 개막이 연기되면서 빡빡해진 일정 탓에 대부분의 팀들이 뎁스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장에서 한 명의 선수가 아쉬운 시점에서 확신이 없는 트레이드가 이뤄지긴 쉽지 않다는 것. 야구계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에 비해 트레이드가 쉽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