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의 연봉 차등 삭감 제안에 선수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런 와중에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선수들에게 논란의 메일을 보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MLB 사무국은 27일(이하 한국시각) 연봉 삭감안을 선수 노조에 전달했다. 연봉이 높은 선수들은 원래 계약한 것보다 최대 77%까지 깎이고, 상대적으로 연봉이 적은 선수들은 더 적은 퍼센티지가 삭감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당초 사무국과 구단들이 경기수에 비례한 연봉 지급안을 제안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선수들의 손해가 커진 상황이다. 연봉 삭감과 관련해 맥스 슈어저와 브렛 앤더슨, 마커스 스트로먼 같은 선수들은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섰다.
그런 가운데 신시내티 레즈 트레버 바우어는 보라스를 비판했다. 바워는 SNS를 통해 "특정 선수 에이전트가 선수 노조 문제에 간섭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그게 사실이라면 스캇 보라스, 당신이 담당하는 선수를 대변하고 싶다면 노조 일에 개인적인 주장은 하지 말라"고 말했다.
29일 'AP' 보도에 따르면, 보라스는 최근 관리하는 다수의 선수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메일에서 보라스는 "선수들 없이는 경기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선수들은 구단 소유주들을 위해 추가 삭감에 동의해서는 안된다. 소유주들은 구제금융을 받고 대출금을 받기 위해 임금을 삭감하려고 한다. 그들은 선수들에게 경기장, 구단 자체에 어떤 지분도 주지 않고 있다. 억만장자들은 모든 이익을 공짜로 원한다. 어떤 은행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선수들도 존중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보라스가 정확히 언제 이메일을 보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보라스가 선을 넘었다는 비판 여론이 대다수다. '야후스포츠'는 "연봉과 관련한 문제 제기는 선수와 구단주 사이의 일이다. 에이전트의 일이 아니다. 보라스와 다른 에이전트들은 앞으로 분명히 협상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래도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선수들이 MLB 구단들이 제시한 연봉 삭감 계획에 반격할 것이라는 점이다. 수 많은 선수들의 비난과 실망이 큰 만큼 구단들도 재고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사무국과 선수노조는 당분간 대화를 더 이어가기로 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