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그들이 돌아왔다. 자타공인 현존 최강 원투펀치다.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가 시즌 첫 등판의 부진을 말끔히 털고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두 선수는 지난 3월 입국 당시 2주간 자가격리 조치를 이행하느라 팀 훈련에 늦게 합류했다. 4월 9일이 돼서야 본격적인 몸 만들기를 시작했고, 정규시즌 개막전 등판을 3선발 차우찬이 맡게 됐다.
두 선수 모두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첫 등판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려했던 대로 결과는 좋지 않았다. 윌슨은 지난 8일 경기에서 4⅓이닝 7안타 4볼넷 7실점하며 패전을 안았고, 켈리는 이틀 뒤 2이닝 동안 8안타 6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둘 다 스피드, 제구, 경기운영 모두 정상 수준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때문인지 류중일 감독은 당시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리지 않겠나. 다음 등판부터는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류 감독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이후 두 선수는 나란히 3경기에 등판해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3경기 성적을 보면 윌슨이 19이닝 10안타 3볼넷 16탈삼진, 평균자책점 1.89, 켈리는 18이닝 14안타 6볼넷 1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이다. 합계 평균자책점은 1.95.
특히 지난 주중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둘은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이 6이닝 무실점을 올리며 승리투수가 됐다. 26일 윌슨이 6이닝 2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치자, 켈리는 28일 6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위력을 떨쳤다.
윌슨은 직구와 투심 구속이 140㎞대 초중반에 머물렀지만, 주무기인 커브를 앞세운 볼배합과 핀포인트 제구력에 한화 타자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켈리는 직구 스피드가 최고 140㎞대 후반까지 나왔고,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결정구 역할을 했다.
당시 윌슨은 경기 후 "첫 승을 올리는 것은 언제나 힘들다. 화요일은 다시 첫 주의 시작이므로 힘들 수 있는 날이다. 오늘 스트라이크를 최대한 많이 던지려 했다. 뒤에 우리 동료들이 있어 믿고 던졌다"고 했다. 켈리 역시 "전반적으로 좋았던 경기다. 포수 유강남과 플랜을 잘 짰고 내야진이 수비를 잘 해줘서 좋은 경기를 했다"면서 "삼진을 많이 잡는 유형이 아니다. 땅볼 유도를 많이 하는 투수인데 내 커리어 통틀어 가장 많은 삼진을 기록한 것 같다"며 기뻐했다.
시즌 성적은 윌슨이 1승2패, 평균자책점 4.24, 켈리는 2승, 평균자책점 4.05다. 평균자책점 부문서 규정이닝을 채운 33명 가운데 윌슨은 22위, 켈리는 20위에 처져 있다. 앞으로 2~3차례 등판서 호투를 이어간다면 2점대 진입과 함께 10위권 진입도 가능하다.
시즌 초반 원투펀치 활약상이 돋보이는 팀은 NC 다이노스와 한화다. NC 구창모-드류 루친스키 콤비는 합계 6승무패, 평균자책점 1.49를 기록중이고, 한화 워윅 서폴드와 김민우는 2승3패, 평균자책점 2.38을 올렸다. 윌슨-켈리 콤비가 힘찬 추격에 나선 상황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