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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X 1.012' 이적생 이해창, 최재훈 부진 속 떠오른 한화 타선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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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해창이 생각보다 잘 친다. 올시즌 포수 아니라 지명타자로도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은 이해창에 대해 '뜻밖의 소득'이라고 평가했다. 최재훈의 뒤를 받치는 백업 포수가 아니라 타자로서도 가치가 있다는 칭찬이었다. 이해창마저 없었다면 한화의 시즌초는 한층 더 우울했을 것이다.

이해창은 27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즌 2차전에서 주전 포수로 나섰다. 선발 장민재의 전담 포수를 맡고 있기 때문. 하지만 이날은 타자로서 더 빛났다. 5회 정찬헌을 상대로 자신의 시즌 2호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며 지친 한화 팬들의 가슴을 잠시나마 시원하게 적셔줬다.

첫 홈런 역시 알토란 같은 한 방이었다. 지난 19일 KT 위즈를 상대로 1대13에서 시작된 대추격전의 정점을 찍었던 10점째, 3점 홈런이다. 두 경기 모두 한화가 패하긴 했지만, 무관중 현실 속 팬들을 TV 앞에 묶어놓은 홈런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해창의 현 상황과도 닮았다. 한화 타선은 올시즌 리그 9위, 팀 OPS(장타율+출루율) 9위, 홈런 9위(13개), 병살타 공동 1위(20개, KIA)를 기록중이다.

지난해 11월 이해창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합류할 때만 해도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한화의 주전 포수는 지난해 출루율 부문 전체 8위에 오르며 타격 부문 커리어 하이를 찍은 최재훈이다. 애지중지 키워온 백업포수 지성준(현 롯데 자이언츠)도 있었다.

이후 지성준과 장시환의 트레이드가 이뤄진 뒤에도 이해창을 '노련한 백업 포수' 그 이상으로 보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장시환 김문호 신정락 등과 묶어 한화에 새롭게 합류한 87년생 베테랑으로 언급되는 게 고작이었다. 이해창은 보험으로 두고, 박상언 허관회 등 지성준을 대신할 젊은 포수를 키워야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이해창은 자신을 선택한 한화 코칭스태프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청백전에서 홈런을 쏘아올렸고, 팀간 연습경기에서 7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매서운 방망이를 과시했다. 개막 이후에도 주전 최재훈이 타율 2할2푼(50타수 11안타) 4타점으로 부진한 사이 타율 2할7푼8리(18타수 5안타) 2홈런 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20으로 만만찮은 타격을 뽐내고 있다.

이해창의 성적은 올시즌 7승(13패)에 그친 한화 팀내에서 살펴보면 더욱 빛이 난다. 이해창은 현재까지 팀내 OPS 1위, 홈런 공동 1위, 타점 공동 4위다. 주전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타석 수에도 불구하고 누적 기록인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 스탯티즈 기준)에서 0.29를 기록, 팀내 2위(1위 정은원 0.34)에 오른 점이 단연 돋보인다.

돌이켜보면 이해창은 '한방'이 있는 선수였다.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기회를 받은 2016~2018년 KT 시절 3년간 25홈런 90타점을 뽑아냈다. 특히 커리어하이인 2017년에는 타율 2할7푼2리 11홈런 44타점 OPS 0.767을 기록한 바 있다. 2019년 들어 출전 기회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타격에서도 부진했을 뿐이다.

올시즌 한화는 리그 3~4위권의 선발진에 비해 아쉬운 불펜과 리그 최하위권의 타격으로 고통받고 있다. 팀내 최다 홈런(2개)을 기록중인 선수 중 송광민을 제외한 김문호 노시환 이해창은 팀내에서 백업의 위치에 있던 선수들이다. 부상 이탈 전까지 OPS 0.909를 기록하며 하주석과 더불어 타선의 중심으로 맹활약했던 오선진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 네 명은 고스란히 팀내 OPS 1~4위(김현민 제외)에 올라있다.

김태균과 제라드 호잉, 송광민, 이성열 등 기존 선수들의 부진이 길어지는 만큼, 새로운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는 것도 연패 탈출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