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불과 4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에이스의 향기가 진동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채흥의 올 시즌 성적은 4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88이다. 개막전부터 3연승을 달리면서 힘차게 출발했다. 2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승패없이 물러났지만, 7이닝 5탈삼진 무실점으로 올 시즌 가장 좋은 내용을 선보였다.
대구상원고-한양대를 거친 최채흥은 올해가 지난해 불펜-선발을 오가며 106⅔이닝을 던져 6승6패2홀드, 평균자책점 4.81을 기록했다. 올해 허삼영 감독 체제에서 풀타임 선발 첫 해를 보내는 그가 완벽하게 자리를 잡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최채흥은 이런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초반부터 맹활약하면서 삼성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허 감독은 최채흥의 빠른 선발 안착을 두고 "올해부터 훈련 방식을 많이 바꿨다"고 운을 뗐다. 그는 "최채흥은 고교-대학 시절부터 아주 좋은 기량을 펼친 선수였다. 하지만 지속성이 문제였다"며 "올해부터 투수 파트가 중심이 돼 캐치볼부터 강하게 던지는 부분을 강조했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간 셈"이라고 덧붙였다. 또 "국내 투수들의 최근 직구-변화구 구사 비율은 반반이다. 최채흥은 작년까지 변화구 구사 비율이 높았다"며 "비율 면에서 크게 변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올해는 직구 구사 비율이 증가한 부분이 도움이 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강한 투구를 통해 얻는 결과물은 자신감으로 돌아오고 있다. 허 감독은 "최채흥이 지난해까진 3회부터 완급조절을 하곤 했는데, 어제는 마운드를 내려오는 순간까지 140㎞ 중반대의 공을 뿌렸다. 좌완 투수가 언제든 140㎞ 중반의 직구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은 타자들에게 충분히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직구가 되다보니 자신감이 붙고, 타자들 입장에선 기존 두 가지 정도의 레퍼토리에서 3~4개를 고민하게 된 부분도 있다"고 분석했다.
허 감독은 최채흥 등판 때마다 전담포수로 나서는 김응민의 활약도 칭찬했다. 그는 "김응민이 준비를 잘하는 것 같다. 실제 경기를 보면 최채흥이 고개를 흔드는 장면이 거의 없다"며 "마운드에서 쉽게 공을 던지게 되고,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