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전북 현대 브라질 출신 윙어 무릴로(26)는 K리그 시작 부터 매우 부담스럽 위치였다. 그의 전임자가 로페즈(상하이 상강)였다. 로페즈는 전북 현대에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안겨주고 2020시즌 직전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상강으로 이적했다. K리그에서 돈과 명예를 모두 거머쥔 성공한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적료로 약 70억원 정도를 선물했다.
첫 해외무대에 선 무릴로는 처음에 임팩트가 약했다. 무엇보다 보통의 브라질 출신 답지 않게 적극성이 떨어졌다. 수줍음도 많고 그라운드에서 매우 진지한 스타일이다. 개인 보다는 팀을 늘 앞세운다. K리그에선 외국인 공격수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크다. 답답할 때 화려한 개인기로 한방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영입한다.
무릴로가 그걸 해줬다. 정규리그 3경기째인 지난 대구전, 후반 시작 2분 만에 무릴로의 환상적인 개인 돌파에 이은 왼발 결승골이 터졌다.
"역시 이런 맛에 외국인 공격수를 쓴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무릴로는 밀집 수비에서 대구 홍정운을 가볍게 제쳤고, 스피드로 따라붙은 정승원 마저 따돌린 후 왼발로 차 넣었다.
무릴로는 양발을 모두 잘 쓰는 게 장점이다. 정교한 볼터치와 빠른 드리블 돌파에 이은 정확한 왼발슛까지 이어진 베스트 골 장면이었다. 전북은 무릴로의 결승골와 조규성의 추가골로 2대0으로 이기면서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무릴로는 김상록 전북 스카우트가 작년 브라질 현지 답사 이후 고심 끝에 선택해 영입한 윙어다. 전북 구단은 그동안 주로 K리그 타구단에서 적응에 성공한 외국인 선수를 비싼 이적료를 지불하고 영입하는 방식을 썼다. 실패 리스크를 줄이자는 차원이었다. 그랬던 전북 구단은 외국인 선수 영입 방식에 변화를 꾀했다. 전북의 역대 외국인 선수 영입과 비교할 때 저렴한 이적료를 지불하고 영입한 케이스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길렀던 콧수염까지 자른 무릴로는 입단 직후 "처음엔 여기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 지 걱정했다. 그런데 좋은 친구들과 스태프들의 도움으로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 쉴 때는 집에서 아내와 게임을 주로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릴로가 첫골로 자신감을 찾았다. 좀더 적극성을 보이면 위협적인 윙어가 될 수 있다. 조만간 그의 다른 장점인 프리킥 솜씨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