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팀 승리의 귀중한 발판이 된 역투였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이 시즌 2승을 달성했다. 원태인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4안타 무4사구 6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날 삼성은 이원석의 5타점 및 박계범의 선제 솔로포 포함 3안타 등을 보태 롯데를 11대1로 꺾었다.
원태인은 이날 최고 145㎞ 직구를 비롯해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다양하게 활용했다. 1회말 3루수 이원석의 송구 실책으로 첫 실점 했으나, 이후 빼어난 구위를 앞세워 롯데 타선을 요리했다. 4회 선두 타자 이대호에게 안타를 내준 뒤엔, 7회까지 12타자 연속 아웃카운트를 잡는 등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8회까지 총 101개의 공을 던지면서 버텼다. 지난 21일 대구 LG 트윈스전에서 데뷔 후 최다 이닝 타이(7이닝) 기록을 세우고도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던 아쉬움을 완벽하게 떨쳐냄과 동시에 개인 최다 이닝 신기록의 기쁨도 맛봤다. 원태인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장지훈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삼성은 10점차 승리를 완성했다.
삼성은 최근 선발진에 큰 구멍이 뚫렸다. 백정현이 종아리, 벤 라이블리가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허삼영 감독이 신인 허윤동, 베테랑 김대우를 대체 선발로 낙점했지만, 활약 여부는 미지수. 이런 가운데 26일 최채흥에 이어 원태인까지 역투를 펼치면서 새로운 희망을 쐈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경기 후 "원태인의 구속이 올라온 것이 고무적이다. 강민호와의 호흡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원태인은 "우리 팀 선발투수 두 명이 로테이션에서 빠져 불펜 투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라며 "오늘 긴 이닝을 던져 불펜 투수 선배들을 쉬게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선발 투수가 긴 이닝을 던지려면 볼넷을 최소화 해야 길게 (이닝을) 끌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경기도 안타든 홈런이든 점수를 주더라도 볼넷을 주지 말자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박)계범이형이나 (이)원석이형 등 타자들이 점수도 많이 내줘서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승리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