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더 던질 수 있다고 말씀드렸어요."
두산 베어스 유희관의 110구 역투. 베테랑 투수의 책임감이 엿보이는 경기였다.
유희관은 27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4안타 5탈삼진 4볼넷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2승. SK 타선을 상대한 유희관은 7이닝동안 단 1점만 내주는 짠물 투구를 했다. 3회 제구 난조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그 외에는 특별한 위기 없이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특히 유희관은 6회까지 102개 투구수를 기록하고도 7회에 다시 등판했고, 이홍구-김성현-노수광으로 이어지는 타자들을 공 8개 삼자범퇴에 성공했다. 불펜 평균자책점 리그 최하위를 기록 중인 두산으로써는 유희관의 7이닝 소화가 누구보다 반가울 수밖에 없다.
경기 후에 만난 유희관은 "어제도 이겼고 오늘도 팀이 연승으로 가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서 좋다. 느낌이 좋고 이겨서 기쁘다"며 웃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상황에 대해서는 "6회가 끝나고 나서 김원형 투수코치님이 '더 던질 수 있겠냐'고 물어보시더라. 힘이 남아있다고 말씀드렸다. 믿어주셔서 감사하다. 한타자씩만 막자는 생각으로 7회에 올라갔는데 다행히 아웃카운트가 빨리 나와서 7회까지 막을 수 있었다"면서 "컨디션은 계속 좋다. 몸 상태도 좋다. 선발 투수는 5일에 한번씩 나오지 않나. 매일 나오는 선수들보다 더 책임감이 들 수밖에 없다. 이닝 욕심이 생긴다. 아직 초반이지만 우리팀 불펜 투수들이 조금 지쳐있기 때문에 도움이 되고싶은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