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던졌다 하면 7~8이닝이다. 게다가 스스로 '천적'으로 꼽은 키움 히어로즈 타선도 훌륭히 막아냈다. 올 시즌 에이스로 우뚝 선 구창모(NC 다이노스) 얘기다.
구창모는 2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안타 4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구창모는 최근 3경기 연속 7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국내 에이스임을 입증했다. 평균자책점은 0.62(29이닝 2실점)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여전히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다. 게다가 지난해 고전했던 키움 타선을 거뜬하게 막아냈다. NC는 키움을 7대2로 꺾고 3연승을 질주했다. 15승3패로 압도적인 1위다.
NC가 시즌 초반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비결은 선발진 안정이다. 외국인 투수 2명(드류 루친스키, 마이크 라이트)에 구창모라는 확실한 국내 에이스가 탄생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구창모가 3선발로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구창모는 그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첫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0.41(22이닝 1실점)로 호투했다. 최근 2경기 연속 8이닝을 소화하면서 불펜진의 부담을 덜었다. 이닝 소화 능력, 탈삼진 능력 등 에이스가 갖춰야 할 자질은 다 갖췄다.
상대 팀도 가리지 않는다. 구창모는 지난 시즌 키움을 상대로 3경기에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7.04(15⅓이닝 12실점)를 기록했다. KT 위즈(상대 평균자책점 7.20)와 키움에 약했다. 구창모는 시즌 초반 "키움은 확실히 팀 자체가 강하다. 젊은 선수들이 많다 보니 거침이 없다. 내가 상대하기에 가장 까다롭다. 다 내 천적들만 있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2020시즌' 구창모는 달랐다.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2회에는 3안타를 맞으며 먼저 실점했다. 계속된 1사 1,2루 위기에서 테일러 모터를 3루수 파울 플라이, 김주형을 3루수 땅볼로 막았다. 제구가 완벽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구창모는 위기 때마다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슬라이더도 효과적으로 들어갔다.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외야로 벗어나는 타구를 아예 허락하지 않았다. 4~6회 3이닝 연속 삼자범퇴 행진. 7회에도 2볼넷을 내줬지만, 이닝을 끝까지 책임졌다. 2사 1,2루에서 서건창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구창모는 7이닝 109구를 소화하면서 3점의 리드를 지켜냈다. 8회 불펜진이 1실점으로 흔들렸으나, 3승을 지켜내기에는 충분했다. 애런 알테어가 8회 쐐기 3점 홈런으로 도왔다.창원=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