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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 이순간]SK의 약점을 절묘하게 파고든 키움의 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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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승리를 위해선 상대의 약점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야 한다. 작은 틈새라도 보이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승리의 문을 열어야 한다.

키움 히어로즈가 21일 고척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서 7-8로 뒤지다 9회말 동점, 10회말 역전의 멋진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SK의 약점을 계속 파고든 발야구 덕분이었다.

키움은 7-8로 뒤진 9회말 선두 김하성이 SK 마무리 하재훈으로부터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3번 이정후의 1루수앞 땅볼 때 2루로 뛰던 김하성은 SK 수비진의 실수 덕분에 아웃될 위기에서 살아났다. SK 1루수 남태혁이 타구를 잡아 곧바로 1루를 밟아 이정후를 아웃시킨 뒤 2루로 뛰던 김하성을 잡기 위해 2루로 던졌는데 공이 잘못 송구되며 2루에 있던 유격수 김성현이 옆으로 몸을 날려 가까스로 잡았고 김하성은 그사이 1루로 안전하게 돌아왔다.

그리고 4번 박병호 타석 때 김하성은 2루 도루를 감행했다. 하재훈의 투구 모션이 크고 포수 이홍구의 2루 송구가 그리 좋지 못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키움은 전날에도 선발 박종훈을 상대로 무려 5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번에도 김하성의 도루는 세이프. 4번 박병호가 사진으로 물러났지만 5번 박동원의 좌중간 안타가 나왔고 김하성이 홈을 밟아 8-8 동점에 성공했다.

연장 10회말에도 같은 상황이 생겼다. 선두 김혜성이 SK의 7번째 투수인 김주온으로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SK는 곧바로 투수를 조영우로 바꾸고 포수도 이현석으로 교체했다. 빠른 발을 가진 김혜성은 바뀐 조영우의 초구에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이현석의 송구가 정확하게 도착해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판정이 나왔다. SK가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지만 김혜성의 손이 먼저 2루에 닿는 것이 확인.

타석에선 8번 박정음은 2구째 희생 번트를 시도했지만 파울이 됐다. 볼카운트가 2S가 되며 번트로 진루를 시킬 수 없는 상황. 박정음은 볼 2개를 침착하게 고른 뒤 5구째를 힘껏 쳤다. 유격수 정면으로 빠르게 굴러간 타구. 김혜성의 빠른 발이면 3루에는 안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급변했다. 공을 기다리던 SK 유격수 김성현 앞에서 타구가 크게 바운드 됐다. 공은 김성현의 몸을 맞고 오른쪽으로 굴절됐고 우익수와 2루수가 공을 쫓는 사이 2루주자 김혜성이 홈까지 들어와 경기가 끝났다.

SK는 올시즌 도루를 19개나 허용하면서 주자를 묶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키움의 발야구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오면서 SK 수비를 무너뜨렸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