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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현장분석]'다승 단독 선두' 최채흥, 직구 제구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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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시즌 초 로테이션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그래도 믿을 만한 선발투수는 좌완 최채흥이다.

최채흥이 시즌 3승을 거두고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최채흥은 20일 대구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LG 타자들을 상대로 완벽한 제구와 경기운영을 과시하며 한 점 밖에 주지 않았다.

지난 8일 KIA 타이거즈전과 14일 키움 히어로즈전서 연속 승리를 따낸 최채흥은 전체 투수 가운데 가장 먼저 3승 고지에 올랐다. 삼성으로선 가뭄에 단비 같은 선발승이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과 벤 라이블리가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일관하고 있고, 백정현은 종아리 부상, 윤성환은 컨디션 난조로 1군서 제외된 상황이다. 또다른 선발인 원태인도 3경기서 평균자책점 5.73으로 부진을 보여 선발진이 불안하기 이를 데 없다. 현재는 토종 에이스로 불리는 백정현이 빠져 있어 선발투수 자체도 부족하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경기 전 "지금 선발 한 명이 없는데, (누구를 쓸지)고민중"이라고 했다. 삼성은 오는 22일 두산 베어스전에 투입할 선발투수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채흥이 귀중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것이다. 투구수는 105개였고, 볼넷 1개, 사구 1개, 탈삼진 2개를 각각 기록했다. 140㎞대 초중반의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모든 구종을 철저한 코너워크에 따라 던지며 LG 타선을 압도했다. 특히 직구 제구가 돋보였고, 승부구로 효과적이었다. 평균자책점은 3.27에서 2.65로 좋아졌다.

1회초 LG가 자랑하는 좌타자 이천웅과 김현수를 모두 플라이로 잡은 최채흥은 채은성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한 뒤 로베르토 라모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2회에는 2사후 오지환에게 중전안타, 유강남에게 사구를 허용했지만, 정주현을 3루수 땅볼로 제압하고 이닝을 마쳤다. 3회에는 선두 이천웅에게 2루수 오른쪽 내야안타를 내준 뒤 세 타자를 모조리 범타로 잡아냈다. 4회를 1볼넷 무실점으로 넘긴 최채흥은 5회를 15개의 공으로 삼자범퇴로 틀어막으며 절정의 피칭 감각을 이어갔다.

하지만 최채흥은 2-0으로 앞선 6회 라모스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1사후 볼카운트 2B1S에서 던진 143㎞ 직구가 몸쪽 높은 코스로 들어가면서 라모스의 배트 걸려 우측 외야석 상단에 떨어지는 대형 홈런으로 연결됐다. 이어 김민성에게도 우측 2루타성 타구를 허용했지만, 이번에는 우익수 김헌곤이 다이빙캐치로 막아 최채흥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최채흥은 정근우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 2경기 연속 6이닝 투구를 완성했다.

최채흥은 경기 후 "편하게 던지려 한 게 잘 됐다. 타자들이 공격에서도 도와줘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며 "직구 제구가 잘 됐고 힘도 있었다. 직구를 많이 쓴 게 도움이 됐다. 다승왕은 전혀 생각이 없는데 잠깐이라도 해봐서 기분은 좋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