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아직 상대팀들을 한 바퀴 다 돌지는 않았다.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하지 않겠나."
NC 다이노스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는 메이저리그 커리어와 기량으로 봤을 때, 현재 10개 구단 타자 중 최고치에 해당한다. 하지만 아직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19일까지 12경기에 출장한 알테어는 타율 2할(40타수 8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은 0.273, 장타율은 0.375로 저조한 편에 속한다.
7연승으로 단독 1위를 질주 중인 NC는 짜임새있는 타선과 승부처에서 강한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박민우와 나성범, 양의지, 박석민 등 중심 타자들은 물론이고, 강진성과 이명기, 권희동 등 주로 하위 타순에 나서는 타자들도 돌아가며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단 하나의 걱정이 있다면 알테어의 기대 이하 타격 성적이다. 아직 12경기를 했을 뿐이지만,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지금 성적 이상일 것이다. 알테어는 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6타수 1안타 3삼진에 그쳤다. 1회 첫 타석에서 박민우의 2루타가 터진 이후 무사 2루 찬스를 맞이했지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2회 무사 1루에서 초구에 이영하를 상대로 좌중간 단타를 때려냈다.
이후 타석에서는 안타가 없었다. 4회 세번째 타석에서 1루 땅볼, 6회 네번째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 7회에는 내야 땅볼로 아웃 될 뻔 했다가 상대 실책으로 출루에는 성공했다. 그리고 추가점 찬스였던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2사 2루에서 앞 타자 박민우가 고의 4구로 걸어가고, 두산 배터리는 알테어와의 승부를 택했다. 알테어는 박치국과 마주해 스탠딩 삼진으로 이닝의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됐다. 2번 타순에 전진 배치되고는 있지만, 한 방이 필요할때 해결해주는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NC 이동욱 감독은 조금 더 기다려본다는 입장이다.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교류전 6경기랑 연습경기를 치르기는 했지만 아직 국내 투수들을 한바퀴 다 상대해본 것이 아니다. 10개팀을 전부 상대해봐야 본인도 자기가 변화해야 할 부분을 받아들이고 자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달리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올 시즌은 특수 상황으로 인해 예년보다 외국인 선수 교체 검토가 쉽지 않다. 연봉 100만달러(약 12억원)라는 많은 돈을 주고 야심차게 영입한만큼 알테어가 터져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아쉬운 마음까지 다 감출 수는 없다. 이동욱 감독은 "예전 에릭 테임즈의 첫 시즌처럼 알테어도 그렇게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NC 구단 역사에 굵직한 타격 족적을 남기고 메이저리그로 떠난 테임즈는 2014년 KBO리그 첫 시즌을 보냈다. 알테어와 비교하자면, 초반 성적은 테임즈가 더 좋았다. 테임즈는 2014시즌 12경기를 치렀을 당시, 타율 3할1푼9리(47타수 15안타) 3홈런 7타점을 기록했었다. 물론 4월에 비해 5월, 6월 경기를 거듭할 수록 더 무섭게 폭발한 것도 사실이다.
알테어는 과연 2014년의 테임즈 같은 활약을 해줄 수 있을까. 일단 5월을 보내고 나면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