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메이저리그(MLB)가 시즌 개막을 위해 준비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 지침에 KBO리그가 시행중인 사항들이 대거 담겨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ESPN은 18일(한국시각) '우리가 입수한 메이저리그 보건 안전 초안에 따르면 방역 지침에는 철저한 검사, 사회적 거리두기, 침뱉기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MLB는 주당 만건 이상의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하고, 철저한 야구장 방역 점검과 사회적 거리두기, 엄격한 금지 조항 등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ESPN은 이어 '해당 문건은 완성본은 아니지만 분량이 67페이지에 달한다. 6월 중순 야구장을 개방하고, 7월 초 개막전을 치르기 전까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세부 지침들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MLB와 선수노조(MLBPA)는 지난 13일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제안하고 구단주들이 승인한 시즌 개막 시나리오를 놓고 협상에 들어간 상황. 양측은 7월 초 시즌 개막에는 공감했지만, 선수 연봉 삭감폭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얘기조차 꺼내지 않았다. 야구를 해야 한다는 인식만 서로 확인한 것이고 구체적인 개막 계획에 대해서는 여전히 합의할 것들이 많다.
우선 바이러스 감염 예방 지침을 확정해야 한다. ESPN에 따르면 이 문건에는 바이러스 검사, 여행, 구장내 적용, 필드에서의 수칙 그리고 다른 광범위한 이슈들에 대한 내용이 정리돼 있다.
ESPN이 공개한 지침들은 이렇다. 선수단 규모를 50명 이하로 제한하지만, 현역 엔트리 규모는 MLB와 MLBPA가 협상한다. 게임에 직접 참가하지 않는 선수들과 팀 관계자들은 관중석에 앉아야 하고, 최소 6피트(1m83) 이상 떨어져야 한다. 국가 연주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하이파이브, 주먹 맞대기, 포옹 등도 금지되고, 침을 뱉거나 씹는 담배와 검, 해바라기 씨도 허용되지 않는다. 야수들은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 주자와 일정 거리를 둬야 한다. 1,3루코치는 주자나 심판원에게 접근해서는 안되고, 선수들은 상대 선수들과 얘기를 해서도 안된다.
여러 사람이 만진 공은 폐기되며 내야 근처 관중석이나 더그아웃으로 공을 던지는 것도 금지된다. 투수는 불펜피칭할 때 자신만의 공으로 던져야 한다. 흙을 문지른 공을 구심에게 전달할 때는 글러브를 사용해야 한다. 경기 후 구장내에서 샤워를 해서는 안되고 택시 이용도 금지된다.
선수들은 그라운드 이외 구역이나 격렬한 운동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원정 기간중에는 호텔을 떠나서는 안되며 홈경기 기간에도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서도 안된다. 이같은 세부 지침들은 KBO가 지난 3월 각 구단에 배포한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 내용과 흡사하다. MLB는 지난 4월 KBO에 매뉴얼 등 관련 자료를 요청한 바 있다.
MLB는 각 구단에 이같은 방역 지침에 대한 의견을 23일까지 제출토록 했다. 해당 초안에는 'MLB는 야구장 밖에서의 개인 생활을 엄격히 통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선수들과 관계자들은 책임감을 갖고 움직여야 한다. 부주의한 행동으로 인해 팀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각 팀은 선수들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야구장 밖에서의 행동지침에 동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