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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리뷰] FC서울 '한승규-한찬희' 화끈 신고식에 마침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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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고맙다! 신입생.'

FC서울이 홈개막전을 서전으로 장식하며 시즌 첫패의 부담을 털었다.

FC서울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0' 2라운드 광주FC와의 홈개막전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의 관전포인트는 첫승을 노리는 두팀, 1부 승격팀(광주)의 명문팀 사냥, 박주영-아드리아노의 재회, 양팀 득점왕의 대결 등 제법 풍부했다.

하지만 주인공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등장했다. 지난해 말 이적을 통해 FC서울 유니폼을 새로 입은 한승규와 한찬희가 깜짝 주인공이었다.

한승규가 밀집된 상대 수비를 흔들기 위해 재치있게 연결한 것을 한찬희가 정교한 오른발 슈팅으로 막힌 물길을 뚫어준 셈이었다.

강원과의 1라운드에서 첫패(1대3)를 당한 FC서울 최용수 감독은 예고한 대로 큰 변화를 줬다. 박주영과 아드리아노를 선발 투톱으로 내세우고 중원에 한승규-오스마르-한찬희를 배치했다. 재입단한 아드리아노, 신규 영입된 한승규 한찬희 모두 올시즌 데뷔전이었다. 특히 아드리아노와 박주영의 투톱 선발은 2016년 11월 2일 전남전 이후 3년6개월여 만에 재현된 그림이었다.

볼 만한 장면은 이뿐 아니다. 광주의 외국인 공격수 펠리페는 지난 시즌 K리그2 득점왕(19골)이었다. 과거 FC서울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득점왕(2016년)을 차지했던 아드리아노와 득점왕끼리 대결이 펼쳐지게 된 것.

하지만 기대와 달리 전반은 지루하다 느껴질 정도로 답답한 경기였다. 1라운드 패배를 갚기 위해 변화를 준 FC서울에 반해 광주는 수비축구에 치중했다. 좀처럼 올라서지 않고 촘촘함을 유지하는 광주 수비벽을 허물기 위해 FC서울이 거의 일방적으로 애를 썼지만 '방패'에 비해 '창'은 무뎠다.

그나마 얻은 수확은 아킬레스건 수술 이후 경기력에 의문을 안겼던 아드리아노가 영점 조절에 나섰다는 것이었다. 아드리아노는 전반 2분 박주영의 킬패스를 받아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터닝슛을 시도했고, 35분에는 오스마르의 얼리 크로스에 이어 헤더를 시도,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후반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양팀 모두 무기력 무승부는 용납할 수 없었다. 광주가 라인을 올리면서 박진감이 살아났고, 그만큼 FC서울에게는 기회의 문도 넓어졌다. 여기에 최용수 FC서울 감독의 용병술도 통했다. 최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아드리아노 대신 박동진을, 16분에는 김한길 대신 고요한을 투입하며 볼 흐름의 활성도를 높이고 패스 루트를 다양화했다.

그랬더니 바로 효과가 나왔다. 그것도 신입생 한승규-한찬희가 합작한 '스토리 골'이었다. 후반 19분 한승규가 아크 왼측면에서 뒤로 슬쩍 빼준 것을 한찬희가 골대 왼쪽 윗구석을 침착하게 적중시켰다.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K리그 경기에 처음 출전해 도움과 골을 각각 기록했다. 1라운드 패배를 겪은 동료들의 마음고생도 덜어준 활약이었다.

광주는 K리그2 득점왕이었던 펠리페가 1부리그 무대에서는 이렇다 할 위력을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쉬웠다. 상암=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